챔피언 주전 2루수→도루 2위→생애 첫 억대연봉…미래 안보였던 ‘만년 대주자’의 인생역전

조형래 2024. 1.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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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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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미래가 불투명했던 ‘만년 대주자’의 인생역전 시즌의 정점은 억대 연봉이었다. LG 트윈스 신민재(28)가 데뷔 첫 주전으로 도약한 뒤 생애 첫 억대연봉자 반열에 올라섰다.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는 지난 19일 2024년 연봉 계약 완료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하면서 29년 만의 통합 우승의 한을 풀어냈고 ‘우승 공신’들도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었다. 샐러리캡 부담이 컸지만 LG는 샐러리캡 상한 초과도 각오하면서 우승 주역들의 공헌도를 잊지 않았다. 

외야수 홍창기가 3억원에서 5억1000만원으로 70% 인상되면서 팀 내 비FA 선수 최고 연봉 선수로 올라섰다. 주전 3루수 문보경도 1억7000만원에서 76.5% 상승한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드래프트에서 대졸 선수로 10라운드에 지명 받으며 벼랑 끝에서 프로에 입단한 주전 좌익수로 도약한 문성주도 9500만원에서 2억원으로 110% 상승했다. 투수진에서는 필승조로 깜짝 등장했고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공백을 채울 마무리로 낙점 받은 유영찬이 3100만원에서 8500만원의 연봉을 받게 됐다. 174.2%의 팀 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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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 가운데 최고 인상률의 주인공은 문성주도, 문보경도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주전 2루수로 커리어를 만개하기 시작한 ‘만년 대주자’ 신민재가 야수 최고 인상률의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4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신민재는 무려 139.6%가 오른 1억1500만원에 사인했다. 데뷔 첫 억대 연봉을 찍으면서 지난해 깜짝 활약을 보상 받았다.

프로 입문부터 험난했던 신민재였다. 2015년 두산의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1군에서 1경기도 뛰지 못했고 2018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 LG로 이적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195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대부분 대주자로 나선 게 대부분이었다. 빠른발을 강점으로 대주자 역할을 부여 받았지만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22개의 베이스를 훔쳤지만 실패는 무려 13번이었다. 도루 성공률은 62.9%에 불과했다. 

대주자의 경쟁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상황. 내야수였지만 외야수도 오가는 등 확실한 포지션도 잡지 못했다. 입지가 줄어든 채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2022년 14경기 3타석 출장에 그쳤다. 2022시즌이 끝나고 부임한 염경엽 감독에게는 “신민재가 대주자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는 보고가 올라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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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민재의 미래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2루수와 대주자로 경쟁력을 보여줘야 했는데,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서건창이 주전 2루수로서 맹타를 휘둘렀다. FA 3수를 하면서 이를 악문 서건창은 시범경기 13경기 타율 3할6푼2리(47타수 17안타) OPS .859의 성적을 남겼다. 서건창이 주전 2루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서건창은 슬럼프에 빠졌고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서건창이 2군으로 내려간 뒤 주전 2루수의 바통을 이어받은 선수가 신민재였다. 신민재는 어렵사리 찾아온 주전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타격에서 맹타를 휘둘렀고 수비도 기대 이상으로 해줬다. 무엇보다 빠른발의 강점을 다시 극대화 시키면서 도루왕 타이틀을 노릴 정도의 선수가 됐다.

서건창이 2군에서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더 이상 2루수를 고민하지 않게 된 염경엽 감독이었다. 신민재는 이렇게 주전 2루수 자리를 굳혀나갔고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처리한 선수로 거듭났다.

122경기 타율 2할7푼7리(282타수 78안타) 28타점 47득점 37도루 OPS .653의 성적을 남겼다. 도루 타이틀을 눈앞에 두기도 했지만 두산 정수빈(39도루)에 이어 도루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막판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찾아온 체력 저하와 햄스트링 부상이 겹치면서 제대로 뛰지 못했다. 3할 타율도 무너졌고 정수빈에게 도루 1위 자리도 아쉽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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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2루수에 대한 고민을 항상 안고 있었고 그 연장선에서 서건창을 트레이드 해왔던 LG였다. 그런데 신민재가 깜짝 활약을 했고 우승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하면서 고민이 단숨에 해결했다. 비록 타이틀을 따내지 못했지만 박수 받을만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중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를 향해서  “신민재도 도루왕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회가 왔으니까 제가 기회를 줘야 한다. 물론 해내는 것은 본인이 해야 한다”라면서 “이제 스타트가 거침없다. 멘탈적으로는 좋아졌고 안좋은 쪽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다. 도루 스타트에 대한 입스가 엄청 심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벗어났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고 그동안 기회도 없었다. 대주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테스트를 했는데 민재가 통과를 했고 기회를 잡은 것이다”라고 언급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기회는 내가 주는 것이지만 결국 잡는 것은 선수 본인들이 해야 한다. 신민재는 기회를 잡았다. 기회가 많아지면서 이제 타격과 주루 모두 자신의 야구가 정립이 됐다. 성공을 하는 체험을 통해서 자신감이 쌓여가고 있다”라면서 “그동안 민재는 실패의 비중이 더 컸지만 지금은 실패보다 성공의 생각이 더 많아졌다.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이 더 많아졌다. 생각의 차이가 민재를 바꾼 것이다”라면서 신민재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신민재의 야구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과연 신민재는 억대 연봉자에 걸맞는 활약을 2024년에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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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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