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여기 어떻게 들어왔냐”…막말 일상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용노동부, 직장내괴롭힘 등 적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근로감독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례와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노동부는 23일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언론 등에 제기된 ㄱ기업(의약품 제조 대기업)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사례와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노동부가 이날 밝힌 ㄱ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20대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해당 직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청원서를 받아 근로감독을 시작했다.

노동부가 근로감독 과정에서 벌인 익명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며 회사 쪽 조처를 불신했다. 설문 응답자 751명 중 55.5%(417명)가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을 직접 당하거나, 동료가 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 76%(571명)는 “사업장의 조치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노동부가 적발한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다수의 중간관리자(조장, 직장 등)가 공개된 장소에서 “너네는 빡대가리다” “넌 여기 어떻게 들어왔냐” “새○” “병○” 등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폭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규직 채용을 원하는 인턴사원들에게 “합격 여부는 내 손에 달려 있다” 등 협박성 발언과 상습적인 욕설, 폭언도 적발됐다.

남성 중간 관리자가 수시로 여직원들의 동의 없이 어깨, 팔, 목, 허벅지 등 신체 접촉을 하거나, 늦은 시간 업무를 마친 직원들에게 중간관리자가 ‘새벽 별을 보러 가자’고 하고 실제로 경기도 양평으로 데려간 사례도 적발됐다. 노동부는 다만 “(근로감독 계기가 된) 고인의 경우에는 괴롭힘을 인정할 만한 구체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선 직장 내 괴롭힘 외에 근로시간과 수당 지급 위반 사례도 여럿 적발됐다. 216명에 대해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장시간 근로가 확인됐고, 89명에 연장근로수당 3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노동부는 “법 위반에 대한 시정지시와 함께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개선계획, 장시간 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향후 이행상황을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쪽은 한겨레에 “고용노동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시정지시서는 받지 못했으나,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를 즉시 이행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