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 중 75% '국산담배만 취급'…"독점 관행 논란 계속"

주동일 기자 2024. 1. 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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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 제가 쓰는 기기의 전자담배 스틱을 안 파니까주차장에 국산차만 들어올 수 있는 거랑 뭐가 다르겠어요."

전자담배 이용자 A씨는 23일 "다수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특정 기업 담배만 판매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에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외국 담배 제품의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하거나 공식적으로 차별한 것은 아니지만, 특정 브랜드의 독점 판매 관행이 수십년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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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휴게소 270개 중 200개 단일기업 제품만
공정위 과징금에도 여전…설연휴 앞두고 불만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달 14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담배 상품이 진열돼있다. 2023.12.1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휴게소에 제가 쓰는 기기의 전자담배 스틱을 안 파니까…주차장에 국산차만 들어올 수 있는 거랑 뭐가 다르겠어요."

전자담배 이용자 A씨는 23일 "다수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특정 기업 담배만 판매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설 연휴에도 한참 운전을 할텐데 미리 기기에 맞는 스틱을 사둬야 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는 270여 곳 중 케이티앤지(KT&G)의 담배만 취급하는 곳은 200개인 곳이다.

전국 휴게소의 75%가 단일 브랜드의 담배만 판매하는 것이다.

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 JTI 등 타 담배기업의 제품을 판매하는 곳은 70곳(25.9%)에 불과하다.

다른 기업의 일반담배(연초)를 피우는 흡연자들은 다른 기업의 담배를 사고, 전자담배 흡연자들은 기기에 스틱(전용 궐련)이 호환되지 않아 A씨처럼 미리 스틱을 구비해야 한다.

설 연휴를 앞두고 흡연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특정 기업의 담배만 판매해 소비자의 불편이 크다는 지적은 전부터 나왔다. 실제로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전국 휴게소 202개 외국산 담배를 취급하는 곳이 7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KT&G가 휴게소 시장을 독점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독점 및 불공정거래행위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T&G는 이미 2015년 공정위로부터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자사 제품만 취급하도록 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25억원의 과징금을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외국 담배 제품의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하거나 공식적으로 차별한 것은 아니지만, 특정 브랜드의 독점 판매 관행이 수십년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18년 영동고속도로에 위치한 한 휴게소가 외국 브랜드 담배를 취급했다는 이유로 시위가 벌어지며 휴게소가 곤란을 겪기도 했다. 결국 해당 휴게소는 당시 외국 담배 판매를 포기했다.

이 때문에 외국 담배 입점 휴게소 수는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22년 7개에 그쳤던 외국 담배 입점 휴게소 수는 2023년 상반기 24개, 같은 해 10월 52개로 증가했다.

일부 흡연자들 사이에선 외국 담배 입점 휴게소가 여전히 부족해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해당 휴게소 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 담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공정한 거래와 엄정한 법의 집행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점점 더 많은 고속도로 휴게소가 소비자가 원하는 브랜드를 자유롭게 판매하는 분위기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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