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들"… 삼성바이오로직스 절반 "상습 폭언·성희롱 경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경기일보DB

 

#1. A조장은 회사 안 공개된 장소에서 지속·반복적으로 “아 XX 못 해 먹겠네”, “XXX들 지들 일 아니라고 저 따위로 하네” 등 폭언을 하며 직원에게 방호복 팔토시를 던지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2. B직장은 정규직 채용이 절박한 인턴 사원들에게 “합격 여부는 내 손에 달려 있다”며 협박성 발언과 상습적인 욕설 등을 일삼았다.

#3. 또 다른 중간관리자인 남성 C씨는 수시로 여직원들의 동의 없이 어깨, 팔, 목, 허벅지 등 신체를 접촉해왔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등이 제기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23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지난해 11월16일 숨진 20대 남성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청원이 제기되면서 진행됐다.

노동부는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사례와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시정지시와 함께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숨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인정할만한 구체적인 근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상습적인 피해 사례가 나왔다는 이유다.

특히, 해당 기업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익명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 751명 중 417명(55.5%)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직접 당하거나 동료가 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직원 216명은 연장근로 한도(주 12시간)를 넘는 장시간 근로에 시달렸으며, 이 가운데 89명은 연장근로수당 3천만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근을 마치고 나오는 직원을 “새벽 별 보러 가자”며 인천시에서 양평군까지 데려간 사례도 확인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법 위반에 대한 시정지시와 함께 노사가 성실히 협의해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개선계획과 장시간 근로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향후 이행 상황을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아직 고용노동부로부터 공식적인 시정지시서를 받지는 못했다”며 “시정지시서를 받는대로 곧바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