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지역구 노리는 친명… 이수진·양이원영 등 속속 도전장

김세희 2024. 1. 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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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역구로 옮겨 출마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친명 인사가 비명계 의원 지역구로 옮겨 출마하는 사례가 성남 중원 뿐만은 아니다.

원외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를 선언해 지도부 경고조치를 받았지만, 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문턱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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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성남 중원 윤영찬 저격에
尹 "명분없는 선사후사" 역공
 
양이는 광명을 양기대 겨냥
"체포동의안 가결표 왜 던졌냐"
 
민주 계파 공천 갈등 현실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 중원구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역구로 옮겨 출마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당초 출마하려던 지역구를 포기한 지 하루 만에, 지역을 바꿔 출마를 선언한 경우도 있다. 출마의 변에는 '이재명 대표 수호'와 '비명계 비판'이 담겨있다. '비명 찍어내기를 위한 친명 자객 출마' 논란과 함께 공천 갈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비례대표)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양이 의원은 양 의원을 겨냥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시대적 소명과 야당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은 외면한 채 지역에서 사적 권력만 축적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왜 지난 대선 시기 제대로 된 유세 한 번 하지 않았나"라며 "당대표가 검찰 독재의 칼날에 난도질을 당하는 상황에서 당대표 체포동의안에 왜 가결표를 던졌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이젠 선수교체가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다만 "자객공천으로 단순히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수진 의원은 지난 22일 경기 성남 중원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포기한 지 하루 만이다. 당초 출마하려던 지역이 최근 '전략 공천 지역'으로 지정돼 공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출마 지역구를 바꾼 것이다.

이 지역구의 현역은 NY(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이다. 윤 의원은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던 '원칙과상식(이원욱·김종민·조응천·윤영찬)' 소속이었지만, 지난 10일 '원칙과상식'의 탈당 선언에선 빠졌다. 윤 의원과 경쟁하던 친명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 논란으로 출마를 포기하자 이 의원이 '성남 중원의 친명 후보'를 자처하며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문에서 "지금 성남중원에 민주당 후보로 나오겠다는 후보는 민주당의 기본 정체성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윤 의원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을 지낸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이 대표의 심장을 뺏길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호소드린다"고 했다.

윤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런 명분없는 선사후사"리고 비판했다. 그는 "출마의 변에 '정체성조차 의심' 이란 표현을 쓰셨는데, 저는 청와대의 초대 국민소통수석으로 일하며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해 온 자랑스런 민주당원"이라며 "이 의원이 민주당의 역사와 정신을 얼마나 아시고, 얼마나 함께 하셨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친명 인사가 비명계 의원 지역구로 옮겨 출마하는 사례가 성남 중원 뿐만은 아니다. 원외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를 선언해 지도부 경고조치를 받았지만, 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문턱을 넘었다. 17대 국회에서 노원갑 의원이었던 정봉주 전 의원도 비명 박용진 의원의 서울 강북을 출마를 공식화하며 결전을 예고했다.

아울러 친명계는 문재인 정부 출신과 86그룹 현역 의원 일부를 겨냥해 총선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지난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장관급 이상 역임한 중진들도 당을 살리는 길에 동참하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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