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라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가보니···KSPO·고척돔과 '이것' 다르다(종합)[SE★현장]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선을 보인 지 두 달이 지났다. 동방신기, 태민 등이 단독 콘서트로 팬들을 만났다. '음향이 좋다', '좌석이 넓다', '교통이 불편하다' 등 다양한 피드백이 쏟아지는 가운데 인스파이어 측은 국내 공연 문화의 선두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23일 인천 중구 영종도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미디어 투어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마이클 젠슨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장현기 GM 등이 참석해 공연장을 소개하고 현장을 소개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파라다이스 시티에 이어 인천공항에 생긴 두 번째 복합리조트인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부대 시설 중 하나로, 총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 공연장이다. 2016년 첫삽을 뜬 지 7년 만인 2023년 초 외관 공사까지 완료했다. 현재까지 '2023 멜론 뮤직 어워즈', SBS '가요대전', 태민의 단독 콘서트 '메타모프', 동방신기의 단독 콘서트 '20&2' 등이 열렸다.
◇스포츠에 얹혀가는 K-팝이 아니다...설계부터 차이 = 지금껏 국내 공연은 주로 스포츠 전용 시설에서 열렸다. KSPO DOME(구 체조경기장), 고척스카이돔, 잠실실내체육관, 장충체육관 등 4000석 이상 규모 시설 중 공연을 위해 설계된 시설은 없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공연만을 생각한 설계로 관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다 보니 음향, 좌석, 조명, 천정, 바닥, 벽, 방송시설 등 모든 요소가 '공연'에 맞춰졌다. 스포츠 경기장과는 그 규격도, 활용도도 다르다.
우선 음향은 국내 4000석 이상의 대규모 건물 중 유일하게 설계 단계에서부터 음향을 고려한 건축음향 설계 기법이 적용됐다. 현재 국내에서 음향을 고려해 설계된 건축 공간 세종문화회관(3000석)이 최대 규모이며, 이 이상의 규모는 대부분 일반 체육 시설의 음향을 따른다. 각각의 음향 기기는 소리 반사각을 고려해 설치됐다. 벽은 전면 흡음 처리됐다. 2층 앞좌석은 가변석으로 운영된다. 가변석을 접을 시 최대 70㎡까지 확보돼 공연 외에도 테니스 경기 등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360도 공연이나 T자 공연, 소규모 공연 등 모든 포맷의 무대에 맞춰 좌석을 적재적소로 배치할 수 있다. 360도 공연을 할 시 최대 좌석이 1만5000석, T자형 공연을 할 시 1만2000석 규모다. 반대로 3000석, 5000석 등 소규모 공연도 연출할 수 있다.
좌석수로 따지면 KSPO DOME보다 규모가 월등히 많진 않지만, 관객과 아티스트가 체험하는 시야가 다르다. KSPO DOME 기준 관객과 아티스트간 거리는 85m,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75m다. 비슷한 규모의 공연장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좌석의 단차 설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좌석 단차가 25~45cm로 타 실내 경기장보다 높은 편이다. 시야에 앞 사람의 머리가 걸리지 않는 건 공연에서 중요한 요소다. 좌석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간의 의자가 아닌, 푹신한 천 소재를 사용해 관객 만족도를 높였다. 이날 기자가 2층 가변석에 앉았을 때도 공연장이 타 실내 경기장보다 낮고 넓은 느낌, 단차가 높아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을 받았으며, 좌석 간 여유 공간도 확보돼 타 경기장보다 안락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바닥과 천정의 하중은 아레나가 특히 자랑하는 요소다. 천정에는 180개의 리깅 포인트가 있고, 각 포인트에 체인을 걸어 조명 등 무대 구조물을 걸 수 있다. 각 포인트의 최대 하중은 1톤, 천정 동시 하중은 100톤이다. 현재 국내 실내 시설물 중 천정에 몇십 톤 이상의 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는 공연장은 KSPO DOME(40톤)이 유일하다. 지난달 화제를 모았던 거꾸로 매달린 태민의 퍼포먼스도 이러한 하중 설계 덕에 가능했다. 바닥 역시 콘크리트로 마감돼 다양한 장비를 버틸 수 있다.
장현기 GM은 "국내 라이브 콘서트 프로듀서들이 공연장에 진입하면 가장 먼저 천정을 본다. 현재 리모델링한 KSPO DOME이 40톤 이상을 매달 수 있고, 나머지 공연장은 하중이 없다. 또 체육관은 특히 바닥 하중이 공연을 하기엔 작다. 요즘 콘서트 보시면 뭐가 날아가고 열리고, 엄청난 장비가 많지 않나. 체육관의 바닥은 이 많은 장비를 감당할 수 없다. 마룻바닥이라면 공연 자체를 열 수 없다"며 "아레나의 바닥을 본 건축가가 말하기로는 '노 리미트', 탱크가 들어와도 될 정도로 설계했다"며 웃었다.
◇극악의 교통편 여전...아레나 측 "리조트 연계 경험 기대" = 네 번의 K-팝 공연을 선보인 현재, 인스파이어 아레나 공연장 자체에는 높은 점수를 주는 관객이 많았다. 그러나 여전히 극악의 교통은 아레나 측이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인천공항역에서는 자가용 15분 내외로 가깝지만, 서울 및 지방권에서는 민간 대절 버스, 자가용이 아니라면 접근하기 어렵다. 근처 지하철 역과 버스 정류장도 도보로 이동할 수 없다. 인천공항역까지 5분 간격으로 20대의 셔틀 버스가 운행되긴 하지만 기본적인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부실한 부대 시설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리조트는 지난해 11월 30일 부지의 10%인 40만㎡ 공사를 완수해 소프트 오프닝한 상태다. 그래서인지 이날 리조트 대부분의 F&B 시설 은 모두 '오픈 준비 중' 가벽을 내걸고 있었다. 편의점도 아레나 입구에 단 하나.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상태였다. 카지노와 인스파이어몰(리테일몰)은 1분기, 디스커버리 파크와 푸드 코트는 2분기에 열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장현기 GM은 "저희도 대략적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만, 궁색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인정한다"면서도 "제가 마음 뜨겁게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선보일 수 있는 이유는 이곳이 '올인원 엔터테인먼트'라는 점이다. 한국에서 공연을 보러 온다는 행위가, 멀리서부터 와서 하루종일 밖에서 벌벌 떨고 2시간 보고 돌아가는 그런 경험이 아니라, 미리 와서 먹고 즐기고 관람하고, 편안하게 쉬고, 그렇게 돌아갈 수 있는, 공연을 본다는 행위 자체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외 관객을 유치하는 데에는 영종도라는 위치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장 GM은 "'멜론뮤직어워즈', '가요대전'을 해 보니, 40~50% 관객이 모두 해외 관객이더라. 인천공항에서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셔틀 버스와 택시를 타고 온다"며 "앞으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준비된 공연은 K-팝 공연이 가장 많은 상황이다. 굉장히 많은 해외 관객이 유입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는 소프트 오프닝이고, 그랜드 오픈은 몇 달 남았다. 그러나 예상된 모든 숍이 열리고 외부 디스커버리 공간까지 열리게 되면 굉장히 편해질 것이고, 콘서트를 보러 오는 경험이 더 좋아질 것이다.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에 관객이 진입하는 그 순간부터 공연이 끝나고 관객이 나가는 순간까지 저희가 끝까지 케어해 드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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