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배구 도전 랜디 존슨 딸, 미국 선배 캣벨의 길 걸을까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이 외국인 선수 엘레나 므라제노비치(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방출하고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랜디 존슨의 딸인 윌로우 존슨(미국)을 영입했다. 윌로우가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에 대체 선수로 입단한 뒤 우승을 이끈 캐서린 벨(미국)의 뒤를 따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윌로우는 2020년 오레곤대학교를 졸업한 후 2020~2021시즌 튀르키예 니루페르 벨레디에스포(Nilüfer Belediyespor)를 거쳐 2020년부터 미국 프로리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오른쪽 공격수)로 뛰고 있다.
윌로우는 랜디 존슨의 딸로 유명하다. 2m8㎝ 거구였던 랜디 존슨은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던 명투수였다. 아버지를 닮아 키가 큰 윌로우는 191㎝ 신장을 이용한 타점 높은 공격과 블로킹이 강점이다.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3번 도전하고도 한국 구단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 V-리그에 입성했다.
윌로우는 "한국리그의 수준이 기대되고 핑크스파이더스를 우승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윌로우의 말대로 흥국생명은 우승을 갈구하는 구단이다. 프로배구 여자부 최초로 챔피언 결정전 4회 우승을 달성한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이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2020~2021시즌 챔프전에 올랐지만 GS칼텍스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직전 시즌인 2022~2023시즌에는 정규리그를 1위로 마쳤지만 챔프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한국 배구 역사에 남을 대역전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시즌도 흐름이 좋지 않다. 시즌 초반 다른 팀을 압도하며 맹위를 떨쳤지만 현대건설의 기세에 눌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연승 가도를 달리며 1위에 올라 있고 흥국생명은 2위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3위 GS칼텍스가 지젤 실바를 앞세워 추격하고 있다.
강적 현대건설과 GS칼텍스를 포스트시즌에서 꺾기 위해서는 팀 전력을 향상시켜야 했고 이 과정에서 부진에 빠진 옐레나가 방출되고 대신 윌로우가 영입됐다.
윌로우가 귀감으로 삼을 만한 대상은 직전 시즌 한국도로공사를 챔프전 우승으로 이끈 미국 출신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1월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를 방출하고 캣벨을 영입했다.
한국 무대 경험이 있는 캣벨은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챔프전에서도 승부처마다 강타를 적중시키며 2패 후 3연승이라는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상을 탄 캣벨은 "귀화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말하는 등 도로공사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윌로우가 지난 시즌 캣벨처럼 선수단에 어느 정도 녹아들지가 관건이다. GS칼텍스와 흥국생명에서 뛴 적이 있는 캣벨은 한국 무대를 잘 알고 있었고 이것이 조기에 도로공사에 적응한 비결 중 하나였다. 반면 윌로우는 한국 V-리그를 경험한 적이 없다. V-리그만의 분위기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에게 오픈 공격이 집중되는 한국 배구를 윌로우가 잘 견뎌내느냐도 관심사다. 외국인 아포짓 의존도가 높고 경기 일정이 빡빡한 V-리그에서는 체력 관리와 부상 예방이 필수적이다. 옐레나 역시 2021~2022시즌 KGC인삼공사(정관장)와 2022~2023시즌 흥국생명에서 뛸 때는 타점과 속도 면에서 다른 외국인 선수를 압도했지만 3번째 시즌인 올시즌 들어 급격히 기량이 하락했다.
윌로우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선수는 지난해 현대건설에 영입됐던 이보네 몬타뇨(콜롬비아)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월 야스민 베다르트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몬타뇨를 데려왔다. 연승 기록을 세우다 야스민 부상 이후 흥국생명에 리그 1위 자리를 뺏기고 하향 곡선을 그리던 현대건설은 몬타뇨를 데려와 반등을 노렸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몬타뇨는 적응 기간이 길었던 데다 공수 양면에서 기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은 플레이오프에서 3위 도로공사에 2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몬타뇨는 합류 시점도 늦었다. 캣벨이 1월 초부터 도로공사에 합류한 반면 몬타뇨는 2월 중순에야 팀에 합류해 호흡을 맞췄다. 이 역시 몬타뇨의 적응이 빠르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몬타뇨처럼 윌로우도 올스타전 휴식기가 지난 뒤 흥국생명에 합류하게 됐다. 이 때문에 윌로우가 빠르게 한국 배구에 적응하는지가 성공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설 윌로우가 캣벨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몬타뇨의 길을 걸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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