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불명예 복귀' 살라, 이집트 대표팀 비판에 발끈했다 "나 없다고 못 할까?"... 네이션스컵 '행운의 3무→16강 진출' 비판 '맞대응'
영국 '디애슬레틱'은 23일(한국시간) "이집트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에 자국 전문가들이 비판을 쏟아내자 살라가 이를 감쌌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살라는 "내가 대표팀에 있고 없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 존재의 유무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진 않는다. 내가 동료들과 함께 뛰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이어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교체될 수 있다. (내가 함께 뛰면) 동료들의 경기력이 올라갈 수 있지만 없어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살라의 부상 이후 대표팀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비평을 잘 들었다. 우리가 경기에서 지거나 안 좋으면 사람들은 비판적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이집트 대표팀과 동료들을 믿는다. 우리 팀은 계속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집트의 주장으로서 얘기하지만 결과가 기대와 같지 않더라도 동료들이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는 것을 국민이 좀 더 너그럽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살라는 조별리그 1차전 모잠비크와 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경기 최우수 선수(MOM)에 선정됐다. 이집트는 전반 2분 만에 살라의 어시스트에 이은 무스타파 모하메드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에 연달아 2골을 실점하며 끌려갔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살라가 극적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2-2로 경기를 마쳤다.
첫 경기를 겨우 비긴 이집트는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더욱 절망에 빠졌다. 살라가 0-1로 뒤진 전반 추가시간 갑자기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집트 감독은 살라의 몸 상태를 살핀 후 더 이상 경기에 뛸 수 없다고 판단해 불러들였다.
이집트는 전반 추가시간 질손 타바레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 시작 5분 만에 동점골을 넣으며 균형을 맞췄다. 코너킥 상황에서 트레제게가 아흐메드 헤가지와 2대1 패스로 골문까지 접근해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극장쇼는 후반 추가시간부터 막을 열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이집트는 무스타파 모하메드가 역전골을 넣었다.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케이프 베르데는 후반 추가시간 9분 브라이언 테이세이라가 다시 동점골을 넣으며 2-2로 경기가 끝났다.
경기 직후 이집트는 자력으로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같은 시각 열린 모잠비크와 가나가 2-2로 비기면서 어부지리로 진출했다. 이 경기는 더 극적이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0-2로 뒤진 모잠비크가 극적으로 2골을 몰아넣으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팀은 나란히 2무1패가 됐고 이집트가 16강에 진출했다.
살라는 치료를 위해 영국 복귀를 결정했다. 치료에 집중한 다음 회복하는 데로 이집트 대표팀에 다시 합류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집트 축구협회(EFA)는 전날 공식 채널을 통해 "살라는 잉글랜드로 돌아간다. 의료진 확인 끝에 살라가 경기에 한동안 뛸 수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집트가 토너먼트에 진출한다면, 살라는 다시 국가대표팀 경기에 뛰게 될 것"이라고 희망적 시나리오도 언급했다.
하지만 살라가 대표팀에 다시 돌아와 네이션스컵에 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적 시장 전문가이자 유럽 축구 소식에 능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3일 살라의 부상 소식을 업데이트했다. 로마노에 따르면 살라의 에이전트인 라미 아바스는 "살라의 부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발표했다. 이어 "살라는 21~28일(3~4주) 정도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네이션스컵에 다시 출전할 가장 좋은 방법은 영국에서 재활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다"라며 "몸 상태가 좋아지면 이집트 대표팀에 재합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클롭 감독은 살라의 회복 시기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으로 예상하며 이집트 대표팀에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오는 2월 11일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은 3주 채 안 남았다. 최대 한 달 정도 회복에 전념해야 하는 살라가 결승전에 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이집트가 16강 토너먼트부터 결승까지 진출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살라는 꼭 대회 전에 회복해 이집트 대표팀으로 돌아간다는 각오다. 영국 BBC에 따르면 살라는 "네이션스컵 우승을 이뤄야 한다. 이집트의 우승을 굳게 믿고 있다. 나는 내 축구인생에서 원하는 일은 어떻게든 이뤘다"며 "이번 대회 우승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집트 선수라면, 아프리카 축구선수라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잘 알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집트 대표팀에서 뛰는 사명감도 남달랐다. 살라는 "이집트 선수들이 정상에 오르기 위해 의욕적으로 움직인다. 열심히 뛰고 갈망한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집트와 세네갈은 얄궂게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 예선에서 다시 만났다. 또 세네갈이 승리해 월드컵에 진출했고 이집트는 떨어졌다. 당시 마네는 팀 동료 살라와 대결한 소감으로 "나는 두 번 이겼고 살라는 두 번 졌다. 단지 내가 운이 더 좋았을 뿐이다"라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하고 월드컵 출전을 이뤄 자랑스럽다. 나와 살라의 팀 모두 힘든 경기였다. 우리는 싸워야 했고 그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경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되뇌었다.
그해 살라는 EPL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아프리카 올해의 남자 선수도 마네에게 내주고 말았다. 개인 기록에선 살라가 앞섰지만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놓친 것이 뼈아팠다. 살라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리버풀을 향한 살라의 충성도 대단하다. 지난 여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하드의 거액 조건을 마다하고 리버풀에 남았다. 알 이티하드는 이적료 1억 5000만 파운드(약 2498억원)의 제의했고 살라와 리버풀이 움직임이 없자 2억 1500만 파운드(약 5481억원)까지 올려 마음을 흔들었지만 결국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리버풀 팬들은 이적 시장이 끝나길 초조하게 기다렸고 결국 살라는 리버풀에서 계속 뛰게 되자 환호를 질렀다.
살라는 리버풀과 내년 6월 계약이 종료된다. 리버풀은 살라와 1년 계약 연장을 추진하고 있고 살라도 리버풀 잔류에 긍정적이지만 장기 계약을 원한다. 변수는 알 이티하드다. 살라의 영입을 지속적으로 원하는 알 이티하드가 또 다시 거액의 이적료를 이용해 접근 중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알 이티하드는 주급 250만 파운드(약 42억원)를 살라에게 제안할 예정이다.
리버풀 출신 제이미 캐러거는 최근 만 31살에 접어든 살라가 앞으로도 EPL에서 최고 수준의 기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BBC에 따르면 그는 "살라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30대 후반까지 뛸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3~4년은 최고 수준에서 뛸 수 있다"고 말하며 리버풀에 남길 희망했다.
살라가 최대 한 달 정도 결장할 경우 리버풀은 앞으로 살라없이 6경기를 치러야 한다. 리버풀은 오는 25일 풀럼과 잉글랜드리그컵(EFL컵) 4강 2차전을 치른다. 28일에는 노리치 시티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만난다. 이후 EPL 까다로운 팀들과 경기가 기다린다. 2월 1일에 첼시를 맞붙고 5일에는 리그 3위 아스널과 대결한다. 11일에는 번리를 만난다. 이집트 대표팀뿐만 아니라 리버풀도 살라의 회복 상태에 모든 관심이 쏠렸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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