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뉴롯데" … 신성장 이끌 롯데헬스케어에 '혁신 DNA' 심는다
수평적 협업구조 구축 위해
직급체계 2단계로 간소화
노사 커뮤니티로 소통 독려
'1인 1스포츠' 비용도 지원
"피봇(Pivot) 전략을 써야 할 때다." 최근 경기 판교에 자리잡은 IT(정보통신) 스타트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다. 기존보다 더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사업의 방향을 빠르게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판교 사투리', '판교어'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는 수직적 의사결정보다는 수평적 소통을 추구해 삽시간 변하는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자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최근 롯데그룹 내에도 '판교 사투리'와 같은 유연하고 날렵한 문화를 구축한 계열사가 등장했다. 그룹의 헬스앤웰니스(health& wellness)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2022년 4월 신설된 '롯데헬스케어'가 주인공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함께 '뉴롯데'의 핵심으로 꼽히는 롯데헬스케어는 그룹 내 미개척 분야인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는 '스타트업의 혁신 DNA(유전자)가 필요한 대기업'이라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실제 CTO(최고기술책임자)를 포함한 구성원의 상당수가 IT 스타트업 출신"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추구하는 만큼 우수한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기업문화 역시 스타트업과 같은 유연함과 자율성에 집중해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칭은 '프로'로 통일 … 성역 없는 소통 추구
롯데헬스케어 기업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직급체계와 호칭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사원·대리·책임·수석 등 4단계로 이루어진 롯데그룹 직급체계 대신 A(Associate)·P(Professional) 등 2단계로 축소된 직급체계를 사용한다. 직급체계가 여러 단계일 경우 빚어질 수 있는 수직적인 업무방식과 비효율적인 의사결정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임원과 팀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은 서로를 '프로(Pro)'라 부른다.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님'이란 호칭을 통해 수평적인 협업 구조를 구축한 것처럼 롯데헬스케어도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경영진과 직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노사협의회인 '워즐커뮤니티'와 임직원 워크숍인 '워즐러데이' 운영이 대표적이다. 워즐이란 롯데헬스케어의 플랫폼 서비스인 '캐즐(케어를 즐겁게)'에서 따온 것으로 '워크(work·일)도 즐겁게' 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롯데헬스케어 임직원들은 워즐커뮤니티를 통해 사업 방향부터 소소한 회사 생활까지 다양한 이슈와 관련된 의견을 수시로 개진한다. 이러한 논의는 플랫폼 전략과 인사 시스템에 신속하게 반영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연내 직무별 맞춤형 인사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IT개발, 서비스기획, MD(상품기획), 재무 등 각 직무 특성에 맞는 교육, 평가, 승진, 보상 체계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이영재 롯데헬스케어 피플팀 프로는 "모든 직군의 다양한 직능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획일적이지 않은 평가 기준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직원들의 동기 부여뿐 아니라 핵심 인재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인 1스포츠' 장려 … 탄탄한 복리후생 제도
롯데헬스케어는 플랫폼 이용자뿐 아니라 직원들의 건강관리 편의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사무실 곳곳에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안마의자, 마사지기 등을 비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건강기능식품과 유전자 검사 키트 제공도 주목할 만한 복지 중 하나다. 또 연차 외에 자율휴가, 근속 5년 단위로 부여되는 유급 휴가 등도 지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이 충분한 휴식을 기반으로 업무 성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헬스케어 지원금' 제도도 눈에 띈다. 롯데헬스케어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1인 1스포츠' 프로젝트를 장려하고 있는데 이는 사내 복지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모든 임직원들은 요가, 테니스 등 개인 운동에 시간을 할애할 경우 회사로부터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전에 없던 플랫폼을 만드는 새로운 회사인 만큼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혁신적인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롯데헬스케어는 자율성을 보장하되 책임을 중시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회사의 결실을 구성원 모두와 나누는 매력적인 보상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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