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 콕콕 쑤시고 뻣뻣 … 목디스크 조기에 치료하세요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 2024. 1. 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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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용후 환자 증가
발생 부위 따라 증상 달라
거북목·편두통도 통증 원인
비수술 치료법 '신경성형술'
실시간 영상보며 염증 제거
전신마취 없이 5~10분 소요
고령자·당뇨 환자도 가능
다음날이면 일상생활 복귀
게티이미지뱅크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 현대인은 어깨와 날개뼈(견갑골) 사이에 등통증(back pain)이 잘 발생한다. 이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나 나쁜 자세 때문에 승모근을 비롯해 목덜미 근육의 반복적인 수축으로 근육을 싸고 있는 막이 뭉쳐 '근막통증(筋膜痛症)'이 될 수 있다. 목덜미와 견갑골 사이 등통증은 원인이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목뼈(경추)와 추간판(디스크), 둘째는 경추 외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경추 문제로는 '거북목증후군',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 '협착증', 경추 관절에 이상이 생기는 '후관절증후군'이 있다. 경추 외 문제로는 '근막통증증후군', 편두통이나 경추성두통 등에 의한 '등통증', '섬유근육통' 등을 들 수 있다.

경추 문제로 발생한 통증은 근막통증보다 강도가 심하고 목을 움직일 때, 특히 아픈 쪽 뒤로 목을 젖힐 때 심해진다.

목디스크는 견갑골 사이와 목덜미에 쑤시는 통증이 특징이다. 경추 5번과 6번 사이 목디스크는 견갑골 통증보다 어깨 통증을 일으킨다. 문제는 목디스크 환자 대부분이 승모근의 근육통으로 진단받고 잘못된 운동과 치료로 더욱 악화된다는 점이다. 문동언 박사(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 대표원장·가톨릭의대 마취통증의학과 명예교수)는 "실제로 어깨와 날개뼈 사이 통증을 승모근이 뭉친 '근막통증'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방문하지만 목디스크로 진단받는 사례가 흔하다"며 "근막통증 치료를 받았지만 치료되지 않는다면 목디스크나 다른 원인이 있는지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거북목증후군은 모니터를 향해 목을 쭉 빼고 장시간 일하다 보면 목 주변 근육과 인대에 이상이 생기고, 목뼈가 앞으로 빠져나와 C자에서 일자로 펴지는 것이다. 이를 방치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목디스크로 진행된다. 장시간 운전하는 사람, 싱크대에서 아래만 보고 일하는 주부, 엎드리거나 옆으로 누워서 자는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문 박사는 "디스크에 의한 어깨통증은 아픈 쪽 뒤로 목을 젖혔을 때 날개뼈 사이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어깨나 팔로 뻗친다. 팔을 머리 위쪽으로 올리면 통증이 감소한다"며 "그러나 회전근개 질환에 의한 어깨통증은 손등을 위로 향하게 해 팔을 위로 쭉 뻗으면 어깨에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즉, 어깨 움직임과 관련해 통증이 생기면 어깨 자체가, 목의 움직임과 관련되면 목디스크가 원인이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대개 허리통증보다 엉덩이와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목디스크는 팔보다 날개뼈 안쪽에 통증이 먼저 나타나고, 목디스크가 진행되면 어깨와 팔, 손까지 통증과 저림이 뻗친다.

편두통이나 경추성두통 환자도 두통 외 견갑골 사이 등통증을 호소한다. 이들 환자는 목덜미나 등통증뿐만 아니라 두통 자체도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세계두통학회가 발행하는 '세팔라지아(Cephalagia)'에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컨의대와 덴마크 코펜하겐 의대 의료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 76.2%, 긴장형두통 환자 88.4%, 편두통과 긴장형두통이 동시에 있는 환자 89.3%에게서 목덜미와 승모근에 통증이 있었다. 문 박사는 "자가 진단으로 목덜미 통증 환자의 후두부를 손가락으로 누를 때 두통이 생기면 두통이 목덜미 통증의 원인이며, 목을 아픈 쪽 뒤로 젖히거나 움직일 때 목덜미가 아프면 디스크 등 목 자체가 목덜미 통증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동언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이 '신경성형술'을 시행하고 있다.

치료는 최소침습 비수술로 진화하고 있다.

목디스크는 초기라면 자세 교정,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통증이 완화된다. 잘 낫지 않으면 주사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신경주사치료는 디스크 탈출 부위 뒤쪽의 경막외강에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해 신경 뿌리로 흘러 들어가게 한다.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신경 뿌리에 직접 주사하는 신경차단치료를 할 수 있지만, 목의 신경 뿌리 근처에는 뇌와 척수로 가는 혈관이 있어 매우 위험하므로 신경 뿌리에 직접 주사치료를 하지 않는다. 바늘 대신 카테터를 사용해 보다 안전하게 유착을 제거하고 신경 부종을 줄여주는 '신경성형술(유착박리술)' 치료가 권장된다. 신경성형술은 가보벨라 라츠 미국 텍사스테크의대 통증센터 교수가 개발한 것으로, 실시간 컴퓨터 영상 장치를 보면서 특수 바늘을 거치하고 이 바늘 속으로 카테터를 통증의 원인인 신경 부위까지 접근시킨다. 국소마취제, 유착박리제,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이어서 고농도 식염수를 2회 주입한다. 신경염증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신경염증에 의해 신경이 엉겨 붙은 신경유착도 뜯어준다. 결국 신경에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산소와 영양 공급이 늘어 신경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직경 1㎜짜리 플라스틱 카테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혈관을 찌를 위험 없이 안전하고, 전신마취가 필요 없어 고령, 당뇨 및 고혈압 환자도 받을 수 있다. 추간판 탈출이 여러 부위에 있는 때에도 5~10분 내에 치료가 가능하며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목디스크 통증 외 경추협착증, 경추성두통, 경추 수술 후 지속되거나 재발한 통증, 수술이 부담 되는 환자도 치료할 수 있다.

문 박사가 국제학술지 '페인피지션(Pain Physician)'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경막 외 신경주사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169명의 목디스크와 협착증 환자에게 신경성형술을 실시하고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3개월~1년 사이에 통증이 완화됐다. 신경성형술 시술 3개월 뒤 환자 109명(64.5%)이, 6개월 뒤에는 96명(56.8%)이, 1년 뒤에는 89명(52.7%)이 50% 이상의 통증 완화 효과를 보였다. 또 수술을 권유받은 환자 46명 중 단지 3명만 수술을 받았으며 나머지 43명은 수술을 받지 않고 신경성형술로만 치료가 가능했다.

그러나 탈출된 디스크가 크거나 디스크 자체가 목 통증의 원인인 '디스크내장증'은 신경성형술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때는 튀어나온 디스크 압력과 크기를 직접 줄여주는 '고주파수핵감압술'을 시행한다. 직경 1㎜짜리 특수 바늘을 탈출된 디스크 내에 직접 삽입한 후, 바늘 끝에 고주파 열에너지를 내보내고 튀어나온 디스크를 기화해 크기를 줄여주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문 박사는 "탈출된 디스크 크기가 크고 신경 뿌리 유착이 심하면 처음부터 고주파수핵감압술과 신경성형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추천된다"며 "척수가 눌려 마비가 진행된 경우나 근력 감소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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