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비난 당혹…영광도 오욕도 내가 책임져" '고거전' PD·작가, 논란에 반발

유은비 기자 2024. 1. 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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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제공| KBS2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고려 거란 전쟁'의 전우성 PD와 이정우 작가가 원작 훼손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23일 전우성 PD는 자신의 SNS를 통해 KBS2 '고려 거란 전쟁'과 관련한 논란에 대한 글을 남겼다.

전우성 PD는 "우선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방영중인 와중에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 메인 연출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 PD는 "드라마 원작 계약은원작의 설정, 줄거리를 그대로 따르는 리메이크 형태부터 원작의 아이디어를 활용하기 위한 계약까지 다양하다. '고려거란전쟁' 원작계약의 경우는 리메이크나 일부분 각색하는 형태의 계약이 아니었다"라고 했다.

길승수 작가의 비판에 대해 전 PD는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신의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고 수 차례 자문에 응해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끝내 고사했다"라고 설명하며 "이후 저는 새로운 자문자를 선정하여 꼼꼼한 고증 작업을 거쳐 집필 및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길승수 작가가 저와 제작진이 자신의 자문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고증도 없이 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길승수 작가가 자신만이 이 분야의 전문가인 것처럼 말하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라며 "이 드라마의 자문자는 역사를 전공하고 평생 역사를 연구하며 살아온 분"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전 PD는 "영하2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속에서, 오늘도 배우들과 제작진들은 최선을 다해 방송제작에 임하고 있다. 이런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며, 앞으로도 시청자들께서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사과했다.

▲ 고려 거란 전쟁 현종 역 김동준 스틸. 제공| KBS2

'고려 거란 전쟁'을 집필중인 이정우 작가 역시 입장문을 통해 의견을 밝혔다.

이정우 작가는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영상화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다.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KBS의 자체 기획으로 탄생했으며 처음부터 제목도 ‘고려거란전쟁’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원작 계약에 따라 원작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 소설은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태동시키지도 않았고 근간을 이루지도 않았다. 저는 이 드라마의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을 검토하였으나 저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다. 제가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씬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라고 해명했다.

이정우 작가는 "시작부터 다른 길을 갔고 어느 장면 하나 일치하는 것이 없다. 이렇게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사실 원작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라며 "그런데도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 이 드라마는 일부 전투 장면 이외에는 원작 소설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1회부터 그랬고 마지막 회까지 그럴 것입니다"이라고 했다.

또한, 이정우 작가는 길승수 작가의 거센 비판에 대해 "자신의 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다른 작가의 글에 대한 존중도 있어야 한다"라고 꼬집으며 "원작 소설가가 저에 대한 자질을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은 행동이다. 그런식이라면 저도 얼마든지 원작 소설을 평가하고 그 작가의 자질을 비난할 수 있다. 다만 제가 그러지 않는 것은 타인의 노고에 대한 당연한 존중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작가는 "이 드라마에 대해서는 영광도 오욕도 모두 제가 책임질 부분이다. 그리고 잘못된 정보들이 진실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입장을 밝힌다"라며 "마지막으로 이것은 KBS와는 무관한 저의 견해임을 밝히는 바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 거란 전쟁'은 지난 17, 18화 방송 이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을 집필한 길승수 작가는 블로그에 원작의 내용을 설명하며 "당연히 KBS '고려거란전쟁' 18화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 없다"'라며 원작과 다른 드라마 전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길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대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됐다고 본다. 대본 작가가 본인 마음대로 쓰다가 이 사단이 났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이런 사람이 공영방송 KBS의 대하사극을 쓴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대본 작가 문제가 생각보다 더 크다"라며 작가를 향한 거센 비판을 남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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