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보여줘" vs "권한 없어"…루비콘강 건넌 한미 오너일가 갈등

김태환 기자 황진중 기자 2024. 1. 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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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그룹과 병합을 놓고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대주주 자격으로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간 계약서 열람을 요구하고 있지만,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사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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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vs 송영숙·임주현…OCI 통합 계약서 열람 놓고 '옥신각신'
임종윤, 23일 이우현 만남 불발…3월 주총서 우호지분 집안 싸움 수순
한미약품 본사. ⓒ News1

(서울=뉴스1) 김태환 황진중 기자 = OCI그룹과 병합을 놓고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대주주 자격으로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간 계약서 열람을 요구하고 있지만,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사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임종윤 사장은 23일 개인 입장문을 통해 "주주로서 요청하는 계약서를 왜 아직도 보여주지 않는 건가"라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12년 동안 코스피 주총 의장을 역임했지만 이런 게 허락되는지 몰랐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시점부터 양사 병합에 대한 사전 고지도, 계약 사안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특히 이날은 이우현 OCI 회장과 두 번째 회동을 갖기로 한 날이나,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

만남이 불발된 배경에 대해 임 사장은 "이우현 회장이 당시 미팅에서 대주주가 이런 계약도 몰랐냐고 미안하다고 전하면서 한미 쪽에 계약서를 보여드리라고 전했다"며 "계약서를 보고 23일 만나서 다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얘기해 보자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 측은 "계약의 주요 사항은 양사가 이미 공시를 통해 소상히 밝힌 바 있다"며 "임종윤 사장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서 창업주 가족이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계약의 주체는 본 계약에 참여한 주주간 거래"라고 설명했다.

결국 임종윤 사장과 송 회장·장녀 임주현 사장간 갈등은 법적 공방에 이어 주총 표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임종윤 사장은 차남 임종윤 사장과 최근 수원지방법원에 기업 병합 반대 의사를 담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기도 했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도 표 대결 준비에 착수했다.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15일 정정 공시를 통해 OCI홀딩스와 송 회장 등 주식양수도 계약 당사자를 변경한 상태다.

당초 계약당사자는 송 회장과 손주인 김원세, 김지우 3인이었으나 정정 후 당사자는 송 회장과 가현문화재단으로 바꼈다. 임주현 사장의 자녀 주식도 향후 표 대결에서 활용한다는 포석이다.

한미그룹 측은 "가족이란 이유로 다른 가족이 체결한 계약 내용 모두를 열람하겠다고 요구할 법적인 권한은 없다"면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주주가 열람을 원한다면 이는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를 통해 충실히 답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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