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의 카타르시스] 월드컵 땐 오현규, 아시안컵엔 김준홍…'번호 없는' 선수들
[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박대성 기자] 훈련장엔 있는데 등 번호가 없다. 묵묵하게 뒤에서 동료들을 돕고, 관중석에서 활약을 지켜본 선수가 있다. 월드컵 땐 오현규(22, 셀틱FC)였다면 아시안컵엔 김준홍(20, 김천 상무)다. 오늘 새벽 도하에 도착해 대표팀 훈련을 함께한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단기적인 목표를 세웠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실낱같은 확률을 뚫고 16강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했고 세계적인 팀들에게 경쟁력을 입증했다. 파울로 벤투 감독 아래에서 꽤 체계적인 시스템을 덧입혔기에 남은 건 아시아 정복이었다.
한국과 아시안컵 인연은 지독히 없었다. 아시안컵이 처음 열렸던 날과 두 번째 대회를 제외하면 모두 다른 팀에 트로피를 내줬다. 64년 동안 옆 나라 일본이 아시안컵 트로피를 들고 포효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전력만 따지면 이번만큼은 역대급이다. 토트넘에서 캡틴 완장을 두르고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와 경쟁하고 있는 손흥민(31), 울버햄튼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리는 황희찬(27), 올해 여름 파리 생제르맹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볼을 차는 이강인(22), 김민재(26)이 핵심 코어라인을 구성했다.
역대급 멤버를 보유했지만 잘 짜인 틀에 부상이 없어야 한다. 핵심 선수 중 한 명이라도 삐끗한다면 공백을 지우기 어렵다. 하지만 2015년부터 대표팀 뒷문을 보좌하고 골망을 지켰던 김승규가 훈련 중 부상에 낙마했다.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열렸던 자체 팀 훈련에서 큰 부상을 당했다. 정밀 진단 결과 십자 인대 파열로 더는 대회를 뛸 수 없는 상태였다. 김승규는 22일 오후 11시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돼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회복과 재활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회 규정상 첫 번째 경기가 지났기 때문에 대체 발탁은 불가했다.
골키퍼 두 명으로 대회를 치를 순 있지만 훈련이 어려웠다. 작년 9월 유럽 원정과 10월 A매치에 소집돼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했던 어린 골키퍼 김준홍을 발탁하기로 했다. 연습 파트너로 호출됐기에 대회 엔트리엔 등록되지 못한다.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뒤 관중석에서 형들의 활약을 응원하고 지켜봐야 한다.
공교롭게도 2년 전 같은 카타르 땅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뛰고 있던 21세 유망주 오현규가 월드컵에 승선했다.
최종 명단이 아닌 예비 명단이었다. 월드컵 직전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했기에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었다. 벤투 감독은 당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지켜본 이후 출전 여부를 판단할 참이었다. 하지만 독특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고 한국 대표팀은 합심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오현규는 예비 명단이었지만 어깨 너머로 형들의 열정을 지켜보고 배웠다. 출전이 아니더라도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필드 밖에서 형들의 16강 진출을 함께하고 응원했지만 2년 전 카타르 경험은 큰 자양분이었다.
월드컵 이후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언제든 대표팀에 가면 등 번호를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또 기회가 있을 것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동기부여와 자극이 많이 됐다. 4년 뒤 월드컵엔 꼭 등 번호를 달고 가야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했다”고 말했는데 이후 유럽 진출, 대표팀 승선을 해내며 정식 멤버로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다.
김준홍도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했던 K리그 최고 골키퍼 조현우, 연령별 대표팀에서 스텝을 밟은 송범근의 몸 놀림을 눈 앞에서 지켜볼 수 있다. 아직은 ‘트레이닝 메이트’지만 형들과 훈련에서 새로운 꿈을 품고 한 뼘 더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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