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기간 7일로 단축...금융당국, 스트레스 DSR 제도화 '속도'

이승연 2024. 1. 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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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
국민 의견 수렴 기간 40일→7일로
"연내 금리 인하 기대 형성되는데
신속한 개정, 가계부채 관리 必"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이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는 가운데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스트레스 DSR이 전면 도입되면 대출한도가 최대 16% 줄어들고 가계부채 중 고정금리형 비중이 늘어나는 등 질적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규정 변경 예고 기간 40일→7일로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스트레스 DSR 도입을 골자로 한 '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지난 18일 공고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규정 변경 예고를 오는 25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스트레스 DSR 도입은 지난해 9월 발표한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 후속 조치로 금융 이용자들이 미래 금리 변동 위험 등을 명확히 인식하고 변동·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규정 변경 예고 기간은 일반적으로 40일이지만 이번 개정안은 7일로 기간을 단축했다. 금융위는 "동 제도는 금융권 협의 및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충분히 관계기관 및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며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확대될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신속한 개정을 위한 사전 예고 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앞서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금융위와 유관기관은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권에 들었지만 올해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다시 빨리질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에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대출 원칙이 안착되도록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규정 변경 예고 기간이 끝나면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스트레스 DSR 제도 도입에 따른 규제 비용을 검증하고 자체 규제심사를 할 예정이다. 이어 올해 1~2월 중 법제처와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받고 나면 2월 21일 금융위원회 상정 및 의결을 거쳐 2월 26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출 한도 최대 16% 줄어들 수도

스트레스 DSR 제도가 도입되면 체감적으로는 금융 소비자가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한 일정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DSR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한도가 가장 크게 줄어들고 혼합형, 주기형 순으로 한도 감소폭이 작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이 높아지는 가계부채 체질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 금융당국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스트레스 금리가 100% 적용되는 오는 2025년엔 대출한도가 지금보다 6~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소득 1억원인 차주가 변동금리로 30년 만기 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받는 경우 기존 한도가 6억6000만원이었다면 2025년부터는 1억원 감소한 5억 6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단계적 시행 방침에 따라 올 상반기 스트레스 금리의 25%, 하반기에는 50%를 적용하면서 올 상반기에는 대출한도 2~4%, 하반기에는 3~9% 정도가 줄어들 예정이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연내 전세대출에도 DSR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가계부채 증가 억제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은 차주가 원리금 상환 주체가 아닌 만큼 이자액에 대해서만 DSR을 적용할 예정이지만 소득 수준이 낮은 서민에게는 이조차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메스'를 들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DSR 제도에 구멍이 많다는 점은 그전부터 많이 지적돼 왔다"며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와 달리 스트레스 DSR은 적용되고 나면 이전 제도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DSR 버전 2'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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