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에 정치권 반응은…與 "절대적 찬성" vs 野 "왜 이제서야"
홍석준 국힘 규제개혁추진위원장 "일방적 규제 폐지…자율 경쟁 촉진해야"
조승래 과방위 야당 간사 "총선 전 뉴스를 내기 위한 수단…그 이상으론 안보여"
[아이뉴스24 안세준,박소희 기자] 정부가 단말기유통법(단통법)을 폐지키로 결정하면서 관할 상임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통법이 폐지되기 위해선 과방위, 법사위, 본회의를 거쳐야 한다.
과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단통법 폐지 또는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다만 21대 국회 종료와 22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근 시일 내 법안 논의는 어려울 전망이다. 야당 일각에서는 국회 여야 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선심성 공약 용도로 쓰여선 안된다는 우려 목소리도 제기된다.
◇과방위 여당 의원들, 단통법 폐지 '찬성'…"폐지 이후 대안도 살펴야"
23일 홍석준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 위원장 겸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단통법은 이통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들의 담합이 조장되거나 시장에 있어 소비자 이득보다는 이통사에 이득이 되는 쪽으로 기울여져 있다"며 단통법 폐지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일방적인 규제를 폐지해서 시장의 자율적인 경쟁 체제를 촉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방위로서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위원장으로서 기업 간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를 폐지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상임위 소속 윤두현 의원(국민의힘)은 "단통법 자체는 사실 생겨서는 안될 법이었다"고 했다. 단말기를 저렴하게 판매한 뒤 통신 요금을 올리는 게 문제였으나, 단통법은 소비자 후생을 저하하는 법안이라는 게 윤 의원의 시각이다.
윤 의원은 "2014년 청와대 수석으로 근무할 적에도 단통법을 왜 하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싸게 파는 게 죄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단통법을 없앴을 때 생각하지 못한 문제점은 없을지 살펴보고 대책을 세워달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며 폐지 시 후속대안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는 '제5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를 통해 단통법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영식 과방위 소속 의원(국민의힘)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토론회에서 제안된 내용을 반영해 단통법 폐지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은 본 의원이 대표발의한 단말기유통법 폐지안 및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으로 반영돼 있다"며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국민의힘 총선 공약에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취지 공감하지만 왜 이 시점에…조승래 "총선 뉴스 내기 위한 수단인가"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단통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단통법 제도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문제 제기가 있어왔다. 실제로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며 폐지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다만 22대 총선을 앞두고 "뉴스를 내기 위한 수단 그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조 의원의 평가다. 그는 "단통법에 관련해 21대 국회에서도 여러 논의가 있었다. 그런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계속 반대해왔다"며 "계속 신중한 태도였을 뿐, 일어난 건 아무것도 없다. 선거가 가까워졌을 뿐"이라고 했다.
이정문 과방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단말기 값이라든지 통신요금과 관련해서 소비자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선심성 공약 던지듯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공론화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에서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야당도 전향적으로 하겠지만, 일부 소수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거나 통신사나 단말기 제조사에 더 혜택이 되선 안된다. 그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봐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완주 과방위 의원(무소속)은 "단말 시장이 고가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지원금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데엔 동의한다"면서도 "기존 추진안처럼 15%에서 30%로 지원금을 확대하고 이후 60%로 늘리는 등 단계적 확장은 괜찮지만, 단번에 폐지한다면 시장 혼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약육강식 구도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선택약정사항을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는 방안 역시 의도는 좋지만 빠르게 추진되기 어렵다"면서 "단통법 폐지는 21대 국회에서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지난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단말기유통법 폐지, 도서정가제 개선, 대형마트 영업규제 개선 등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민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단통법을 폐지, 지원금 공시와 추가지원금 상한을 없애고 국민 휴대폰 구매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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