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미래 먹거리 여기에’…인프라 투자 역량 다지는 글로벌 PE
불확실성 속 뚜렷한 성과 낸다는 인식 주효
블랙록 16조원에 인프라 전문 GIP 인수
유럽 CVC캐피탈도 인프라 전문 DIF 인수
증동 인베스트코프 코세어 인프라 사업부 인수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사모자산 중에서도 ‘인프라’에 주목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란 도로와 철도, 항만, 통신, 전력, 공공서비스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 개발 혹은 운영 사업의 지분 및 대출 등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대체투자의 큰 축으로도 분류되는 인프라 섹터는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다른 사모자산 대비 뚜렷하면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왔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22년 말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인프라 섹터는 부동산과 크레딧, 사모펀드 영역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 특히 앞으로의 투자 기회도 그 어느 분야 대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탈탄소화와 수소경제, 디지털 전환 등 세계적 트렌드에 따른 새로운 투자 기회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운용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인프라 투자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뒷받침하듯 글로벌 운용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프라 투자 역량을 다져왔다. 최근에도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인프라 전문 운용사인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GIP)’를 약 16조4000억원에 인수하며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해당 인수건은 블랙록이 지난 2009년 바클레이즈의 ETF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GIP는 뉴욕에 기반을 둔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로, 운용자산은 약 130조원에 달한다. 투자 영역은 신재생에너지와 물류허브. 데이터센터, 모바일 통신기지국 등으로, 주요 포트폴리오사는 아부다비 국영 석유사 ADNOC과 아틀라스신재생에너지, 호주 최대 철도화물 사업체 퍼시픽내셔널 등이 있다.
블랙록은 글로벌 인프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공항과 철도, 항만 등 물류허브에 대한 투자가 재개되는데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디지털 인프라 개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블랙록은 성명을 통해 “현재 1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인프라 시장은 향후 몇 년간 사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구조적 추세가 해당 분야의 투자 가속화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글로벌 운용사들 역시 블랙록과 비슷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이자 ‘여기어때’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CVC캐피탈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네덜란드 기반의 인프라 전문 운용사 DIF캐피탈파트너스의 주요 지분을 약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DIF는 유럽과 북미, 호주 미드마켓 인프라 투자 영역에 있어 선도적인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CVC캐피탈파트너스는 인프라 섹터의 장기적 성장 추세와 기존 투자전략과의 인접성을 고려해 해당 인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중동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인베스트코프도 지난해 12월 미국 코세어캐피탈의 인프라 사업부의 주요 지분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회사는 ‘인베스트코프 코세어 인프라 파트너스’를 설립해 물류와 운송에 중점을 두고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투자 역사가 우리나라보다 깊은 해외에서는 그간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며 “에너지와 운송, 데이터센터 개선 및 활성화에 대한 중요성이 올라가는 만큼, 최근 들어서는 해당 영역이 힘을 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발전에 큰 몫을 하는 인프라는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다양성 측면에서도 (운용사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운용사들이 덩치를 키우는 한편 수익률도 제고할 수 있는 섹터”라고 덧붙였다.
김연지 (ginsbur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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