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과몰입? 미국은 규제 대상으로 보지 않아"

문영수 2024. 1. 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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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교수, 게임이용장애 등재 ICD-11 바라보는 주요 국가 시각 진단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미국은 게임 과몰입을 규제나 치료의 대상이 아닌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고 민간 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코드에 등재한 세계보건기구(WHO)의 ICD-11의 국내 적용 여부가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게임 시장의 동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승훈 안양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한국게임미디어협회(회장 이택수)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피지지(OPGG) 사옥에서 개최한 '2024년 국내 게임 산업 전망 신년 토론회'에서 '게임이용장애 국가별 정책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승훈 안양대학교 교수가 23일 오피지지에서 열린 신년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문영수 기자]

앞서 WHO는 지난 2019년 게임이용장애를 정신·행동·신경발달 장애 영역의 하위 항목으로 분류하며 '6C51' 코드를 부여한 바 있다. 지속성과 빈도, 통제 가능성 등으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게임 플레이 행위가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게임 이용 장애로 판단한다는 등의 기준도 제시했다.

통계청은 ICD-11을 근거로 한국표준질병분류(KCD)를 개정하고 있는데, 오는 2025년 게임이용장애의 국내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각국의 게임관련 협단체는 ICD-11에 게임이용장애가 등재되자 일제히 우려의 시선을 보낸 바 있다.

이날 이승훈 교수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게임 시장이 게임이용장애를 바라보는 현황을 소개했다. 먼저 미국의 경우 게임이용장애를 정부 차원의 규제나 치료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은 정부 차원의 대책보다는 민간 단체 차원에서 학부모와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예방과 치료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게임에 과몰입할 수밖에 없는 주변 원인이 제거되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관점"이라며 "민간 게임사들이 과몰입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역제안해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중국의 경우 게임이용장애를 환영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체제 강화 및 사상 통제 등을 이유로 게임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ICD-11이 효과적인 규제 도입의 근거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승훈 교수는 "ICD-11에 게임이용장애가 등재됐을 때 배후에 중국이 있는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라며 "아직 명문화되진 않았지만 ICD-11을 바탕으로 중국 나름의 진단기준까지 마련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의 경우 게임이용장애를 두고 중립적인 입장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현지 자율규제 시행 주체인 일본온라인게임협회(JOGA)를 중심으로 강화된 이용자 보호 정책을 수립하는 등 자율규제로 게임이용장애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적극 검토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교수는 "일본은 초기만 해도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반대 입장이 강했으나 최근 과몰입 이슈가 대두되면서 상대적인 입장 변화가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게임 시장의 정책 흐름은 향후 국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초 들어 게임 이용시 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보도가 이어졌는데 이 교수는 이를 두고 국내에서도 ICD-11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승훈 교수는 "게임은 청소년 및 청년들에게 있어 또래집단 및 사회활동의 연장선으로 보다 의미있는 여가 활동을 찾지 못해 게임에 몰입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 완화, 불안감 및 고립감, 외로움을 완화할 수 있고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인지력, 팀워크 등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신년 토론회는 게임산업의 정책, 산업, 기술 분야의 현황을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게임미디어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게임기자클럽 주관, 한국게임정책학회가 후원했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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