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걱정에 '영수증 풀칠'…연구현장내 비효율 사라진다

김인한 기자 2024. 1. 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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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이 감사(監査)를 대비해 온라인 증빙에 더해 실제 영수증까지 중복 보관하는 R&D(연구·개발) 비효율이 사라진다.

연구자들은 그동안 IRIS(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에 R&D 활동에 쓰인 영수증을 등록하고 실제 영수증도 보관하는 '중복 업무'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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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활동 영수증, 온라인 시스템에 등록하고 감사 대비해 직접 보관
"온라인 등록자료는 보관으로 간주, 감사 업무에도 동일 규정 적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는 23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2024년도 정부연구개발사업 부처합동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선 다양한 제도 개선 계획이 나왔다.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자들이 감사(監査)를 대비해 온라인 증빙에 더해 실제 영수증까지 중복 보관하는 R&D(연구·개발) 비효율이 사라진다. 연구현장에서 소위 '영수증 풀칠'로 대변되는 과도한 행정업무를 줄여야 한다는 요청에 따른 조치다.

윤성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제도혁신과장은 23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주관한 '2024년도 정부R&D사업 부처합동 설명회'를 통해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를 쓰지 않는) 연구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성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제도혁신과장이 23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밝힌 '종이없는 연구환경 조성' 계획.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자들은 그동안 IRIS(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에 R&D 활동에 쓰인 영수증을 등록하고 실제 영수증도 보관하는 '중복 업무'를 겪었다. 현행 제도에는 '증명자료를 IRIS에 등록할 경우 보관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석의 여지를 남겨 R&D 감사에서 보관된 증명자료를 요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관련 규정을 '증명자료를 IRIS에 등록할 경우 보관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바꿔 비효율을 줄이기로 했다. R&D 감사 과정에도 규정을 적용해 실질적 제도 개선을 이뤄나갈 방침이다.

윤 과장은 "그동안 IRIS에 등록된 증명자료를 보관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이 재량 사항이었다"며 "이 때문에 감사 과정에서 출력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 시스템에 등록된 모든 자료는 보관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관련 시행령에 규정을 명확히 마련했다"며 "국가 R&D 감사 업무도 증명자료에 대해 동일한 규정을 적용해 종이 없는 연구환경을 조성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R&D는 '3책5공' 아닌 '4책6공'으로 규제 완화
장홍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전략과장이 밝힌 3책5공 규제 완화. 해외기관이 직접 참여하는 글로벌 R&D에 한해 동시수행 가능한 과제 수 규제를 3책5공에서 4책6공으로 완화될 예정이다. 3책5공 규제는 연구자 한 명이 정부 R&D 과제를 5개 이상(연구책임자로서는 3개) 참여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날 설명회에선 글로벌 R&D 추진전략에 대한 대책도 나왔다.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범부처 해외 연수지원 사업을 K-Starship 프로그램으로 명명하고, 매년 총 600명 규모 신진 연구자에게 연수 혜택을 지원하기로 했다.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 석·박사와 박사후연구원(Post-Doc)이 그 대상이다. 에너지·첨단제조·ICT(정보통신기술) 등 신진 연구자들도 혜택을 받는다.

장홍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전략과장은 이날 "글로벌 스탠더드(기준)에 맞는 연구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R&D에 해외기관이 주관·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며 "그동안 직접 참여하지 못했던 해외기관의 정부 R&D 참여를 허용하고, 해외기관이 직접 참여하는 글로벌 R&D에 한해 동시수행 가능한 과제 수 규제를 3책5공에서 4책6공으로 완화한다"고 했다.

3책5공 규제는 연구자 한 명이 정부 R&D 과제를 5개 이상(연구책임자로서는 3개) 참여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특정 연구자의 R&D 과제 독점을 방지하고 일부 과제에 전념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앞으로 해외기관이 직접 참여하는 글로벌 R&D의 경우는 관련 규제에서 벗어난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는 1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조현숙 과기정통부 연구예산총괄과장과 이재흔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이 각각 '2024년 정부 R&D예산의 주요특징'과 'R&D 혁신방안' 등도 발표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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