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창사 9년만에 첫 월간 EBITA 흑자..."돈 버는 구조 마련"

컬리가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12월 월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 1월 회사 설립 이후 9년 만에 달성한 첫 월간 흑자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올해 분기 EBITDA 흑자까지 달성하면 중단됐던 IPO(기업공개)도 다시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 컬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EBITDA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00억원 증가해 흑자전환했다. 총거래액도 5% 성장했다. EBITDA 흑자는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현금 흐름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말 컬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약 1400억원으로 3분기 말 1280억원보다 120억원가량 증가했다.

흑자 전환에는 직접물류비의 개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컬리는 지난해 창원, 평택 물류센터를 새로 열고 기존 임대료가 높았던 송파 물류센터를 철수했다. 물류 운영이 안정되고 주문 처리 비용이 크게 줄면서 배송 단가 경쟁력 확보, 배송 집적도 향상 등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재사용포장재인 '컬리 퍼플박스'의 이용량 증가로 주문당 종이 포장재 사용량이 줄었고, 드라이아이스 생산을 내재화해 관련 비용도 함께 축소됐다.

마케팅비도 크게 절감했다. 컬리는 대신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를 도입해 충성고객을 키우고, 재구매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인건비, IT시스템 유지비, 기타 운영비 등의 고정비도 2022년 12월 대비 소폭 줄였다.

신사업 매출도 성장하면서 매출총이익도 개선됐다. 2022년 말에 시작한 뷰티컬리는 출시 후 1년만에 거래액이 3000억원을 넘었고 구매자수도 4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외에도 수수료 기반의 3P(판매자배송), 컬리카드, 풀필먼트서비스 등 신사업을 통한 매출이 증가했다.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컬리는 상품 경쟁력을 앞세워 앞으로도 신규 소비자 포섭, 기존 고객 유지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컬리는 지난해 말 편의점 CU와 손잡고 특화 매장을 열어 컬리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선보였다. 올해는 강남 등에 MFC(도심형물류센터)를 설립해 퀵커머스에 도전할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의 주요 고객은 가성비보다는 컬리만의 특별한 상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며 "현재 컬리 온리 상품이 전체의 10%가 넘어 상품 차별화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