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예멘 후티에 '포세이돈 궁수 작전'…토마호크·F-18 출격(종합2보)

김성식 기자 2024. 1. 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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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레이더 등 군시설 8곳 타격…폭탄·미사일 최대 30발 사용한듯
후티 상선공격에 항행의 자유 수호…공습 직전 바이든-수낵 전화회담
영국 국방부가 22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으로 사이프러스의 영국 공군기지에서 유로파이터 전투기가 출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영국은 미국과 합동으로 예멘 후티 반군의 군사시설 8곳을 공습했다. 2024.1.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과 영국이 홍해 항로를 위협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군사시설 8곳에 2차 합동 공습을 단행했다.

2차 공습의 작전명은 '포세이돈 궁수 작전'이며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F-18 전투기, 영국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가 사용됐다. 폭탄과 미사일 최대 30발이 예멘 땅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예멘 시각으로 이날 오후 11시59분쯤 영국과 합동으로 예멘 내 후티 반군의 목표물 8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CENTCOM은 게시글에서 "이번 공격은 국제 상선가 미 해군 함정 공격에 전용된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며 후티 반군의 "미사일과 미사일 발사대, 방공 시스템, 레이더 시설, 지하 무기저장 시설 등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CNN 방송은 이날 미 관료 2명을 인용해 이번 공습이 포세이돈 궁수 작전(Operation Poseidon Archer)으로 명명됐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은 공습 직후 공동성명을 내고 홍해 상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예멘 내 8곳의 후티 목표물에 추가 공습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공습의 목적을 "국제 무역을 위협한 후티 반군의 공격 능력을 교란하고 저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고 후티 반군에 상선 불법 공격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다시 한번 행동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세계 주요 수로에서 상업의 자유로운 흐름을 지키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은 미국과 영국 외에도 바레인·호주·캐나다· 네덜란드 등 모두 6개국이 서명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22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으로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미 해군 전투기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미국은 영국과 합도으로 예멘 후티 반군의 군사시설 8곳을 공습했다(X 'U.S. Central Command' 갈무리). 2024.1.22.

민간 연구기관인 미군 해군연구소(USNI)에 따르면 이날 미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미 해군이 2척의 구축함과 1척의 순양함, 최소 1척의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핵추진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에서는 정밀 폭탄을 실은 F/A-18 호넷 전투기가 발진했다고 부연했다.

영국 국방부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지중해 사이프러스 내 자국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4대가 페이브웨이 IV 레이저 유도탄으로 예멘 수도 사나 인근의 군사시설 2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투기들은 공중급유기 '보이저'의 공중급유를 받았다고 영국 국방부는 덧붙였다.

미국과 영국이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합동 공습을 벌인 건 이번이 두번째다. 1차 공습을 감행한 지난 12일에도 지금처럼 영국은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미국은 F/A-18 호넷 전투기와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띄웠다.

다만 예멘 내 60여개 후티 반군 목표물에 150발 이상의 폭탄과 미사일을 투하했던 1차 공습과 달리 이번엔 8곳만 타격해 공격 규모는 축소됐다. 사용된 폭탄·미사일 개수도 줄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군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항모 발사 전투기에 탑재된 폭탄을 포함해 모두 25~30발의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8곳 모두에서 의도한 효과를 거뒀다"며 작전 성공을 알렸다.

이번 2차 공습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이날 전화회담을 갖고 후티 반군이 상선 공격을 벌이는 홍해 상황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두 정상은 홍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후티 반군의 역량을 방해하고 약화하기 위한 다자간 접근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브리핑했다.

2003년 3월 지중해를 항해하는 미국 해군 순양함 케이프 세인트 조지에서 함대지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가 발사되는 모습<자료사진>. 2003.3.2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에서 하마스 지지 의사를 표명한 뒤 11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홍해상을 지나는 선박에 최소 30회 이상 미사일 또는 무인기(드론)를 발사했다. 이들은 피격 선박과 이스라엘의 연관성을 주장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글로벌 해운업계는 홍해 항로 이용을 잠정 중단했다. 이로 인해 국제교역에 차질이 빚어지자 미국은 지난 12월부터 반군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영국·바레인 등 10개국과 함께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 수호자 작전'을 전개, 홍해 남부와 아덴만 해상 합동 순찰에 돌입했다.

또한 미국은 12일 영국과의 합동 공습을 포함해 이날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발사 준비를 마친 후티 반군의 대함탄도미사일(ASBM)과 미사일 발사대, 레이더 시설 등을 파괴했다. 그럼에도 후티 반군은 18일 미국 기업이 소유한 유조선 쳄레인저호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자신들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로이터는 지난 열흘간 "8차례 공습에도 불구하고 후티의 선박 공격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5차 공습 직후인 19일 기자들과 만나 "그들(미군)이 후티 반군을 막고 있느냐"고 반문한 뒤 "그렇지 않다"고 답해 미군의 반군 억지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지난해 12월 예멘 알 살리프 해안에 총기로 무장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소형 보트에서 내리는 모습이다. 이들 뒤로는 지난 11월19일 나포한 자동차운반선 '갤럭시리더호'가 보인다. 2023.1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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