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리그’에서 다시 뛰는 병수볼 “더 가치있는 일 하고 싶었어요”

이준희 2024. 1. 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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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수볼'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그런데 '병수볼'이 펼쳐질 무대는 K리그가 아닌 4부리그 격인 K4리그다.

선수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김병수 총감독은 FC충주의 사령탑 자리에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최정민 감독을 선임했다.

프로에서의 아픔을 뒤로하고 초심으로 돌아간 '병수볼'이 4부리그에서 어떤 기적 같은 이야기를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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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수볼'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그런데 '병수볼'이 펼쳐질 무대는 K리그가 아닌 4부리그 격인 K4리그다.

김병수 감독은 최근 FC 충주(전 충주시민축구단)를 인수했다. 직책은 '총감독'. 경영과 선수단 관리까지 사실상 구단 운영을 총괄하는 자리다.

FC충주는 시민 구단이 아닌 어엿한 독립 법인이다. 일련의 사정으로 충주시로부터는 보조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작은 구단이지만, 팀을 운영하기 위해 상당한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에서 김병수 감독은 최근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대출을 받아 사비까지 투입하고 있지만, 재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대한축구협회가 K4리그 구단들의 연회비를 3천만 원으로 올려 구단 운영은 더 빠듯한 실정이다.

안주 대신, 험난한 가시밭길투성이인 새 도전에 나선 이유에 대해 김병수 감독은 이렇게 밝혔다.

"예전부터 팀을 하나 인수해서 운영해보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이제는 조금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나이가 됐다고 싶더라고요."


김병수 감독은 한 번의 실패를 맛본 '축구 미생'들에게 재도전의 장을 만들어주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다.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려운 프로입성에 실패한, 축구밖에 모르는 선수들에게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연봉 선수 5명을 제외하곤 FC충주의 대부분의 선수는 20만 원~40만 원 사이의 수당을 받고 경기를 뛴다. 숙식도 다 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열악하기 그지없는 환경을 잊게 하는 것은 프로 진출에 대한 작은 희망.

선수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김병수 총감독은 FC충주의 사령탑 자리에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최정민 감독을 선임했다. 중랑 시민축구단을 이끌던 최정민 감독은 '한국의 제이미 바디' 김범수를 발굴한 주인공이다.

김범수는 최정민 감독의 지도로 K4리그 중랑에서 K리그1 제주로 이적하며 기적 같은 스토리를 만들었고, 현재는 K리그2 안산에서 맹활약 중이다.

김병수 총감독은 최정민 감독과 함께 제2의 김범수를 탄생시키는 것을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이 처한 현실이 정말 열악하잖아요. 뭐 거창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있지만, 결국 '제2의 김범수'를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축구 미생들이 간절하게 뛰는 모습을 보면서, 2017년부터 쉼 없이 달려온 프로 감독 생활도 천천히 돌아볼 예정이다.

"프로 감독은 분명 다시 도전할 겁니다. 이 과정도 의미 있는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현장감을 계속 익히기 위해 노력할 거고요."

프로에서의 아픔을 뒤로하고 초심으로 돌아간 '병수볼'이 4부리그에서 어떤 기적 같은 이야기를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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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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