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공공장소 촬영 구경하던 中관광객 “우리 얼굴 나온다, 찍지마!” 행패

이가영 기자 2024. 1. 23. 14: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공공장소에서 유튜버 브렌든 카바나그가 피아노 연주하는 모습을 중국 국기를 든 관광객들이 보고 있다. /유튜브 Brendan Kavanagh

영국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피아노 연주를 촬영하던 유튜버에게 중국인 관광객들이 “얼굴이 나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촬영하지 말라는 요구를 해왔다. 피아니스트는 “여기는 영국”이라며 요구를 거절했고, 중국인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거세게 항의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219만명을 보유한 이 피아니스트의 영상은 빠르게 확산했고, 온라인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무리한 요구가 논란이 됐다.

23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피아니스트이자 유튜버 브렌든 카바나그는 지난 19일 런던 세인트 판크라스 역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 모습은 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됐다.

신나는 피아노 연주가 이어지자 지나던 이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감상했고, 카바나그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관람객 중에는 손에 오성홍기를 든 중국인 관광객 무리도 있었다.

유튜버 브렌든 카바나그에게 다가와 "중국 TV 직원"이라며 촬영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는 중국인 관광객. /유튜브 Brendan Kavanagh

중국인 관광객 중 한 여성은 카바나그에게 다가와 자신이 중국TV에서 일한다며 카메라에 자기 모습이 찍혔는지를 물었다. 카바나그는 “잘 모르겠는데,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었다. 여성은 “안 돼, 안 돼(No, No)”라며 “우리는 중국TV에서 일하고 있다.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옆에 있던 남성은 “기본적으로 당신이 어떤 일을 하든 우리의 얼굴이 TV에 나가서는 안 된다”며 “당신의 음악은 매우 좋았다”고 했다. 카바나그는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남성은 “그냥 촬영하지 말라”고 했다. 남성은 카바나그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의 잘못”이라면서도 “법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카바나그는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촬영이 가능하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영국에 있는 것이지 중국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브렌든 카바나그의 손이 국기 쪽으로 향하다 "여성을 만지지 말라"는 중국인 관광객의 고성을 듣고 깜짝 놀라 물러서고 있다. /Brendan Kavanagh

논쟁은 길어졌다. 중국인 관광객 중 모자를 쓴 여성은 “나도 영국인”이라며 “하지만 내 얼굴이 공개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카바나그는 “그런데 왜 중국 국기를 들고 있냐”고 말했고, 그의 손이 국기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중국인 관광객 남성은 “왜 여자를 만지냐. 만지지 마”라며 소리를 질렀다. 놀란 카바나그는 한 걸음 물러서며 “국기를 만졌다”고 했다. 그러나 남성은 “당신은 여성과 같은 나이가 아니다. 만지지 말라”고 소리쳤다.

결국 경찰까지 개입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남성 경찰관에게 카바나그가 자신들을 촬영했다며 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했고, 경찰관은 “여긴 공공장소”라며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여성 경찰관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라”며 카바나그에게 촬영 중단을 요구했다. 이후 영상을 카바나그의 유튜브 채널에 내보내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브렌든 카바나그에게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지 말라고 요구하는 영국 경찰관. /Brendan Kavanagh

이 모든 상황은 생중계되어 카바나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대로 공개됐다. 23일 기준 조회수는 무려 360만회를 넘어섰다. 네티즌들은 “일부 사람들이 이렇게나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니 한심하다. 강경한 입장을 취해줘서 고맙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느라 수고했다” “중국인이지만, 전적으로 당신 편이다. 그들이 한 행동, 특히 소리치는 남자의 행동은 말도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여성 경찰관은 규칙을 어겼다. 당신의 권리를 옹호하는 건 옳은 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카바나그는 22일 토크TV에 출연해 “영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촬영하는 것이 완벽하게 합법이지만, 관광객들에게 ‘여기는 중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말에 영국 경찰은 그냥 누그러졌다”고 했다.

그는 “제가 주장만 했다면 사람들은 믿지 않았을 거고, 생중계됐기에 전 세계가 이 장면을 보게 됐다”며 “실수투성이의 코미디였지만 어리석은 규칙과 권위주의, 이에 맞서야 하는 영국 문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