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비엘, 근감소증 치료제 북미 4개 회사와 기술수출 협상중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비엘(142760)이 북미 4개 회사와 근감소증 치료제 기술수출에 대한 협상을 긴밀하게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비엘에 따르면, 비엘은 현재 미국, 캐나다 소재 북미 4개 제약사와 뒤센병 치료제 ‘BLS-M22’와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제 ‘BLS-M32’ 기술수출 협상 중이다.
앞서 비엘은 지난해 11월 기술수출 중개회사와 두 치료제의 글로벌 라이센싱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계약 조건은 마일스톤 (개발 및 매출도달) 기준 총액 1억3000만달러(1700억원)와 매출액에 따른 두자릿수 로열티 지급이다. 개발, 임상, 허가 및 제조는 기술도입 기업이 맡는 조건이다.
노인성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른 근육량, 근력, 근 기능 등이 모두 감소하는 질환으로, 골다공증, 낙상, 골절, 만성질환, 인지장애, 사망률 증가 등과 연계돼 있다. 또, 근력 저하, 하지 무력감, 피곤감, 보행 속도 감소 등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뒤센병은 근 세포막의 단백질이 소실되는 소아성 희귀질환이다. 이 병은 주로 남아에서 3500명당 1명 수준으로 발병하며 대개 20세 무렵 사망한다.
근감소증 치료제는 현재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 대신 영양제를 중심으로 한 근감소증 관련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기준 26억달러(3조4814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6.1% 성장해 47억달러(6조2933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질문 쇄도에 컨퍼런스콜 등 성사 기대감 높여
기술수출 협상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도영 비엘 연구개발본부장(상무, 이학박사)은 “기술도입을 검토 중인 회사로부터 질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 질의에 대해 답변을 하면서 협상 진전이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금 전(1월 15일 오전 10시)에도 미국 회사와 사업개발팀이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근감소증 치료제에 대한 시장 관심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예전엔 나이가 들면 노인들 허리가 굽고 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 않냐”고 반문하며 “허리가 굽는 현상은 주로 골다공증이 원인이 밝혀지면서 치료제를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팔로리티드,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 제제 등은 뼈 손실을 줄이고 뼈 밀도를 증가시킨다.
그는 “근감소증도 마찬가지”라며 “노인들이 근육이 감소하면서 자꾸 넘어지면서 낙상, 골절, 뇌진탕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근육 감소 원인이 밝혀졌고, 치료제 개발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희귀의약품 지정에 실험결과 우수
세계적으로 근감소증 치료제의 분자 표적이 될 만한 생체 물질 몇 가지가 밝혀지며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장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표적은 마이오스타틴(myostatin) 단백질이다. 마이오스탄딘은 근육 섬유의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근육 크기와 근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본부장은 “비엘의 근감소증 치료제 ‘BLS-M32’는 유산균 표면에 마이오스탄틴 항원을 발현시켜 만든 경구제(알약)”라며 “이 경구제는 장에서 장-점막 면역반응을 유도해 마이오스탄틴 항체가 생성하는 기전이다. 결국, BLS-M32는 근육 성장을 촉진하고 근육량과 근력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BLS-M32’는 동물실험에서 여타 치료제 후보물질 대비 3~5배 더 많은 마이오스탄틴 항원을 발현했다.
뒤센병 치료제 BLS-M22는 지난 2017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또, 2019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이 치료제는 지난 2021년 국내 임상 1상을 종료했다.
그는 “BLS-M22는 마이오스탄틴 항원만으로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이오스탄틴 수용체(Actvin)를 하나 더 붙였다”면서 “즉, 유산균 하나에 마이오스탄틴 항원과 마이오스탄틴 수용체 항원을 동시에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오스탄틴을 억제하면서 마이오스탄틴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까지 차단했다”면서 “그 결과, 기대했던 뒤센병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검증에 시장성 상당
북미 제약바이오사의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본부장은 “근감소증 치료제도 그렇고 뒤센병 치료제 모두 몸에 흡수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된다”면서 “안전성은 확실하기 때문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치료제의 시장 경쟁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근감소증은 2016년 10월에 접어들어서야 질병분류 코드가 미국에 등재됐을 정도로 질병으로 인식된 지 오래되지 않은 질환이다. 아직 노인성 근감소증의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제가 혁신신약으로 초기 시장 선점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뒤센병 치료제는 임상 2상에서 효능을 입증하면 긴급 사용승인도 가능한 상태다.
지난 2015년 식약처로부터 신약허가를 승인받은 PTC테라퓨틱스의 ‘트랜스라나’(성분명 Ataluren)의 경우 전체 뒤쉔병 환자 중 12.8%만 해당하는 넌센스 돌연변이 환자에게만 적용 가능하다. 이 외에도 여러 기업에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경쟁 제품들이 모두 해당 질환자 전체에 적용될 수는 없는 기술적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BLS-M32는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개발 중인 경쟁제품의 기술적 한계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어,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엘 관계자는 “근감소증 치료제는 비만 치료제 다음 순번으로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두 치료제가 임상, 동물실험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증명한 만큼, 협상을 잘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완 (2pa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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