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과 폭설에 제주 하늘길 차질…항공기 무더기 결항
2만여명 발 묶여…빙판 사고도 잇따라
23일 제주에 강풍과 폭설이 이어지면서 항공기 결항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이날 제주국제공항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 420여편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이날 운항 예정인 항공편은 모두 453편이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대설경보와 강풍경보, 급변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앞서 전날에도 제주공항에 강한 바람이 불고 다른 지역 공항의 기상 악화로 항공편 결항과 지연이 이어졌다.
업계는 이날 기상 악화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면서 제주를 떠나려고 했던 2만여명의 발이 묶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제주공항 내 3층 대합실은 혹시나 항공기 운항이 이뤄질까 하는 마음에 공항을 찾거나 다음 일정을 예약하기 위해 찾은 체류객으로 종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항공사 데스크에는 항공 운항 계획을 묻거나 표를 구하려는 이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서울에서 제주를 찾은 김모씨(45)는 “혹시 몰라 공항에서 대기 중인데 날씨가 이러니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면서 “출근해야 하는데,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밝혔다.
바닷길 역시 상황은 여의치 않다. 바다에 풍랑특보가 발효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8개 항로 10척 중 6개 항로 6척이 운항을 멈췄다.
한라산 탐방은 전면 통제됐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 도로인 1100도로와 516도로 등 일부 구간은 차량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첨단로, 애조로 등도 월동장구를 장착해야 운행이 가능하다.
강풍과 폭설로 인한 안전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5시33분쯤 제주시 노형동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진 보행자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7시57분쯤에는 제주시 한림읍에서 강풍에 전신주가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이 안전조치를 했다.
현재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에는 대설경보가, 산지와 중산간을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제주도 전역에 강풍주의보, 제주도 해상에 풍랑 특보가 발효 중이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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