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선균 협박 유흥업소 실장·전직 배우 기소

고 이선균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를 받는 전 영화배우 박아무개씨가 지난해 12월28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고 이선균씨를 협박해 3억5000만원을 뜯어낸 유흥업소 실장과 그의 지인인 전직 영화배우가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방검찰청은 23일 공갈 및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전직 영화배우 박아무개(28)씨와 공갈 혐의를 받는 유흥업소 실장 김아무개(29)씨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이씨를 협박해 5천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씨에게 연락해 “마약을 투약한 김씨를 구속시킬 것이다. 김씨에게 준 3억원을 모두 회수해 나에게 2억원을 주면 마무리하겠다”는 취지로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또 김씨를 통해 1억원을 받아내려 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김씨가 박씨에게 1억원을 건네지 않아 이는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이씨에게 전화해 “해킹범이 우리 관계를 폭로하려 한다”며 3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이미 지난해 필로폰과 대마를 3차례 투약하거나 흡입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로 알고 지내던 박씨와 김씨는 같은 아파트에 살며 가깝게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박씨는 지난해 10월 김씨의 마약 투약 사실을 인천경찰청에 제보했다. 경찰은 박씨가 김씨를 협박해 이씨에게 받은 돈을 가로채려다 실패하자 제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각각 공범 관계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경찰은 김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마약류 투약 정황을 파악하고 이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씨는 자신의 마약류 투약 혐의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고 3억5천만원을 뜯겼다”며 김씨와 성명 불상 1명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이씨는 박씨를 특정해 공갈 혐의로 추가 고소했는데 성명 불상 1명과 박씨는 같은 인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지난해 12월27일 서울시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