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cm 센터' 엠비드, 작지만 강했다?…PHI 역대 최다 70득점 폭발
신장 224cm의 '괴물 신인' 빅터 웸반야마(샌안토니오 스퍼스)가 경기 전 코트에서 몸을 풀 때 베테랑 빅맨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슬며시 다가왔다. 그는 웸반야마의 뒤에 서서 몰래 키를 재보고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조엘 엠비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도 키가 크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나보다 더 크더라"며 웃었다.
조엘 엠비드의 공식 신장은 213cm이다. 장신 센터로 분류되기에 충분하지만 빅터 웸반야마는 NBA 기준에서 '신인류'라 불릴만한 엄청난 신장과 특별한 재능을 갖춘 선수라 매경기 화제가 되고 있다. 그와 첫 만남은 엠비드에게도 신기한 일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익살스러웠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키는 빅터 웸반야마가 더 컸지만 실력은 엠비드가 한수위였다.
조엘 엠비드는 NBA의 미래를 책임질 특급 신인을 상대로 구단의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조엘 엠비드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린 2023-2024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와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37분 동안 출전해 70득점, 1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활약으로 필라델피아의 133-12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조엘 엠비드는 '고대 괴수'로 불리는 윌트 채임벌린의 종전 68점을 뛰어넘어 필라델피아 소속 선수로서 역대 최다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역사에 기록됐다.
(윌트 채임벌린은 NBA 역대 한 경기 최다 100득점 기록의 보유자인데 이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전신인 필라델피아 워리어스 소속이었을 때 달성했다)
조엘 엠비드는 정통 센터 포지션을 맡고 있지만 그의 재능은 포지션 개념을 파괴하는 수준이다. 그는 공을 잘 다루고 3점슛을 포함한 장거리 슛을 던질 수 있으며 특히 중거리 지역에서는 리그 정상급 적중률을 자랑한다. 힘과 기술을 겸비한 엠비드는 골밑에서 더 강한 파괴력을 자랑하는데 반칙 없이는 막기 어려운 수준이라 자유투 기회도 많이 얻는 편이다.
조엘 엠비드는 초반부터 힘을 냈다. 1쿼터에만 24득점을 퍼부었고 3쿼터까지 59점을 만들었다. 보통 한 명이 이 정도로 경기를 지배하면 3쿼터에 어느 정도 승부가 갈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샌안토니오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쿼터까지 필라델피아에 비교적 대등하게 맞섰다. 빅터 웸반야마가 조엘 엠비드와 필라델피아에 맞서 분전했기 때문이다.
조엘 엠비드는 4쿼터 6분33초를 남기고 다시 코트를 밟았고 이후에도 거침없는 득점 공세를 펼쳤다. 그리고 승부가 기울어진 종료 1분41초 전, 수비 코트에서 공을 전달받은 엠비드는 그대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해 골밑까지 파고들었고 레이업을 성공하며 대망의 70득점을 채웠다.
사실상 승패가 걸린 경기 막판 닉 널스 필라델피아 감독은 조엘 엠비드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관중으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장내 아나운서가 "조엘 엠비드가 필라델피아 구단 역사상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고 소개하자 함성 소리는 더 커졌다.
빅터 웸반야마는 2022-2023시즌 정규리그 MVP 경력을 자랑하는 현 NBA 최정상급 빅맨 조엘 엠비드에 맞서 33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그런데 웸반야마의 분전은 결과적으로 엠비드를 4쿼터에도 뛰게끔 만들었고 이는 필라델피아의 새로운 역사 탄생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빅터 웸반야마와 승부는 조엘 엠비드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조엘 엠비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매경기 나의 마음가짐은 똑같다.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공수 양면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다. 오늘도 다르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빅터 웸반야마와의 첫 맞대결에 따른 동기부여도 있었다고 말했다.
닉 널스 감독은 "그가 가진 움직임, 기술, 신체 사이즈에 동기부여까지 더해진다면 그는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극찬했다.
70득점은 조엘 엠비드 본인의 한 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이자 올 시즌 NBA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의 종전 기록 64점을 뛰어넘었다.
한편, 같은 날 또 한 명의 특급 빅맨이 NBA 코트를 지배했다. 서부컨퍼런스 1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칼 앤서니 타운스다. 그는 샬럿 호네츠와 홈 경기에서 무려 62점을 퍼부었다. 그럼에도 미네소타는 125-128로 졌다.
타운스는 체력이 떨어졌는지 4쿼터에서는 4득점, 야투 성공률 20%에 그쳤다. 이로써 60점을 올린 선수의 소속팀이 경기에서 패하는 NBA 역대 21번째 사례가 나왔다. 타운스는 미네소타의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을 갈아치웠음에도 "정신 승리는 없다"며 패배를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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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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