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휴전 협상에 하마스 지도자 가자지구 떠나도록 제안"-CNN

'하마스 척결' 내세웠지만 인질 석방 등 국제사회 압박 못 이긴듯
하마스 지도자 대부분 해외 체류…협상안 수용 안 할 가능성 커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휴전 협상의 일환으로 하마스 고위 지도자들이 가자지구를 떠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CNN은 이스라엘이 더 광범위한 휴전 협상에 따라 하마스 고위 지도자들이 가자지구를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국제 논의에 정통한 두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10월7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척결'이라는 목표를 고수하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며 이스라엘의 목표 달성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CNN은 "이스라엘 자체 추정에 따르면, 4개월에 걸친 전쟁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최고위 지도자들을 생포하거나 죽이는 데 실패했다"며 "하마스 전투 병력의 약 70%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하마스 지도자들이 가자지구를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하마스가 동의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광범위한 휴전 협상이 최근 몇 주 동안 최소 두 번 논의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최근 회담 참여는 고무적이지만 협상이 임박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협상에 정통한 미국과 국제 관리들은 CNN에 전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떠나기를 선택하느니, 가자지구 내에서 적과 싸우다가 죽는 것을 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하마스 고위 관리들은 팔레스타인 영토 밖인 카타르, 레바논, 튀르키예 등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하마스 측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협상안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부터 하마스 척결을 전쟁의 목표로 내세우며,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하마스 척결과 가자지구 비무장화, 팔레스타인 급진주의 포기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휴전 압박이 거세지자, 하마스 지도자들을 가자지구에서 탈출시키는 대가로 인질 석방 등을 요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애론 데이비드 밀러 선임 연구원은 CNN에 "인질들을 본국으로 데려오라는 네타냐후와 그의 정부에 대한 '엄청난 압력'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들을 가자지구에서 떠나도록 제안할 의향이 있는 상황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떠나길 원하는 하마스 관리로 누구를 언급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현재로서는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가 가장 유력하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오페르 셸라는 "신와르가 죽는 것과 가자지구를 떠나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며 "우리가 인질을 모두 데려오고 신와르가 (가자지구를) 떠난다면 분명히 이스라엘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