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파노라마처럼…몸속 `유전자 가위` 움직임 영상으로 본다

이준기 2024. 1. 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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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간경화를 치료하는 모습을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박정훈 박사 연구팀이 방사성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를 이용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영상화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간경화 치료를 위해 간경화에 악영향을 주는 콜라겐 증식을 억제하도록 고안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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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방사성동위원소 활용해 영상화
간경화 치료 과정을 PET 영상으로 구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르코늄-89를 이용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체내 이동과 치료 효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영상화에 성공했다. 사진 간경화된 부위가 콜라겐 발현 억제 크리스퍼 단백질로 인해 치유가 된 그림.
간경화 질환을 가진 실험용 쥐에 대상으로 진행한 유전자 가위의 치료 과정을 PET 영상으로 추적한 모습. 원자력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간경화를 치료하는 모습을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약의 이동과 치료 효과를 즉시 파악할 수 있어 신약기술 개발이나 연구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박정훈 박사 연구팀이 방사성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를 이용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영상화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동식물의 유전자에서 손상된 DNA를 잘라내고 정상 DNA로 교체해 질병을 억제하는 도구다. 길잡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 RNA'와 표적부위를 인식하고 잘라내는 '효소 단백질'로 구성돼 체내에서 움직인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치료제로 승인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중 하나인 카스12a(Cas12a) 단백질과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를 접목한 새로운 바이오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지르코늄-89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추적해 유전자 가위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정 DNA로 찾아가는 유전자 가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전자 가위는 분자 크기가 크고 구조가 복잡해 다른 물질과 결합하기 어렵다. 하지만 의료용 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는 생체물질을 추적하는 데 적합하고, 다른 물질과 결합하기 쉬운 특징이 있어 적절한 배양 온도, 시간 등 최적의 조건을 찾아 유전자 가위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지르코늄-89와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간경화 치료를 위해 간경화에 악영향을 주는 콜라겐 증식을 억제하도록 고안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했다. 유전자 가위와 지르코늄-89를 합성한 후, 체내에서 잘 전달되도록 지질 나노입자로 둘러싸 캡슐화해 정맥주사로 간에 전달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PET(양전자단층촬영) 영상으로 확인하면 유전자 가위의 작용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훈 원자력연 실장은 "향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모델링하기에 따라 암과 같은 여러 질환의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와 바이오 소재 기술을 접목해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성과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약물 전달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컨트롤스 릴리스(JCR)' 1월호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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