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지 말자, 본보기 되자”···타이거즈 새 캡틴, 나성범의 두 가지 다짐[스경x인터뷰]
나성범(35·KIA)은 이번 겨울, 방망이를 조금 일찍 잡았다.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에는 티배팅 정도만 간단히 하는 정도, 기술훈련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올해는 일찍 시작했다. 지난 시즌을 너무 일찍 마감했기 때문이다.
KIA는 10월까지도 정규시즌을 치렀지만 나성범은 9월19일에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베이스러닝 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타율 0.365를 치고 있던 중심타자 나성범의 부상은 5강 문턱에서 싸우고 있던 KIA에 치명타가 됐다. 개막 전 종아리 부상으로 두 달 늦게 시즌을 시작한 뒤 맹렬히 뛰었지만 마지막마저 함께 하지 못한 것은 지난해 나성범의 가장 큰 아쉬움과 미안함으로 남아 있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막바지 준비 중인 나성범은 23일 기자와 통화에서 “몸 상태는 이제 괜찮다. 지난 시즌 다치는 바람에 재활도 길었고 방망이를 놓은 지 시간이 좀 돼서 전보다 빠른 시기에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스프링캠프에 가서 어느 정도는 칠 수 있을 정도로 감을 잡아놓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다치지 않으면 시즌을 100% 충실히 뛰는 선수다.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23경기밖에 뛰지 못했던 2019년과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늘 풀타임을 가뿐히 소화했다. 144경기를 모두 출전한 것도 지금까지 5시즌이다. 건강한 나성범은 팀 성적의 보증수표다. 올해는 캠프에 가기 전 “다치지 말자”고 마음속 첫번째 다짐을 하고 있다.
나성범은 “그렇게 크게 다치고나니 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팀에 도움 자체가 안 돼서 면목이 없었다. 야구를 언제까지 할지 몰라도 이제 은퇴할 때까지 더는 이런 긴 재활이 필요한 부상 없게 하겠다. 올해부터 건강하게 뛰도록 준비 잘 하려고 한다”며 “지난 시즌 나뿐 아니라 모두 너무 많이 다쳤다. 올해는 부상 안 나오는 것, 우선 그것만 바라보고 있다”말했다.
나성범은 KIA의 새 주장이 되었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KIA 유니폼을 입고 이제 3년차,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신뢰를 받으며 새로운 리더로 나서게 됐다. 경기력도 물론이지만 성실함과 인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역대 타이거즈 주장은 이 팀에서 오래 뛴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거의 맡았다. 다른 팀 출신으로 입단해 주장까지 맡은 선수는 이범호, 김주찬 이후 나성범이 처음이다.
‘타이거즈 주장’ 계보를 잇게 된 나성범은 “본보기가 되자”고 하나 더 다짐하고 있다. 나성범은 “그래서 좀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후배들이 힘들어할 때 좀 더 다가가 한 마디라도 해주는 것이 주장의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만 있기보다는 이제 솔선수범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들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고, 본보기가 되는 주장이었다고 나중에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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