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반도체뿐”, AI발 미 증시 훈풍에 반도체 주목하는 증권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호황 기대에 미국 증시가 연일 최고점을 다시 쓰고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역시 AI발 반도체 특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관련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투자상품을 내놓는 등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초로 3만8000선을 돌파해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전일에 이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일 일본 증시도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훈풍이 불고 있다. TSMC 실적 호조 이후 AI 및 반도체 수요 기대감이 지속된 결과다.

새해 들어 약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도 움직이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478.32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 때 2480선을 웃돌기도 했다. 앞서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왔던 기관도 이날 매수세로 전환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8% 상승한 2478.61, 코스닥은 0.05% 상승한 840.11로 장을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 관점에서는 전일에 이어 반도체 및 AI주들의 주가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오픈 AI의 최고경영자(CEO) 샘올트만의 주중 국내 방한 소식은 반도체 및 AI 관련 업체들과의 협업 혹은 투자 기대감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종에는 투심이 몰리는 분위기다. 이날 DS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흑자 전환을 예상하며 “2024년에도 AI용 칩 수요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5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전일 외인의 매수속에 장중 52주 신고가(14만5400원)를 기록했고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전일 대비 1.26% 하락한 14만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앞서 잠정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이 85% 급감했지만, 증권가는 외려 목표주가를 높여잡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유지하며 앞으로 주가 상승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도 반도체가 대세다. 소부장 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밸류체인 관련 ETF 출시가 줄잇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반도체 관련 펀드로 유입된 자금 규모는 3512억원에 이른다. 이미 3주간의 유입금액만으로 반도체 관련 ETF의 월간 자금 유입규모가 지난해 최대 수준을 넘어섰다.

반도체 관련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오는 26일 재차 방한하는 오픈AI의 샘 알트만과 협업할 국내 AI 분야 반도체 관련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솔브레인, ISC 등이 특히 주목 받는다. 유우형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 공급사의 본격적인 가동률 회복에 힘입어 선단공정 확대, 첨단 패키징, HBM과 관련한 반도체 소재·부품업체들의 차별적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