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재배 기계 투자하면 수익 보장" 11억 가로챈 농업회사 대표 징역형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협동조합을 설립해 버섯자동화기계 판매사업에 투자하면 원금을 포함한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고 조합원들을 속여 11억여원을 챙긴 농업회사법인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농업회사법인 대표 A씨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협동조합 이사 B씨, 총괄대표 C씨는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들과 함께 공모해 실질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하고 투자금을 회수한 조합 센터장 9명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중 5명은 징역 8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4명은 벌금 50만원~70만원을 선고받았다. 농업회사법인과 협동조합에는 각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B·C씨는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 두달간 버섯자동화기계 판매사업에 투자한 66명의 조합원들에게 11억22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7년 스마트팜 시행사업, 친환경 농산물 재배사업, 영농자재 생산 및 공급사업 등을 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이에 앞서 해당 사업의 인적자원을 충원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세워 실질적으로 운영해왔다.

A·B·C씨는 "투자금의 5%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하겠다"며 조합원을 모집할 센터장을 모았다.

각 지역 센터장들은 이들의 지시에 따라 "버섯자동화기계 판매 사업에 투자하면 50일간 원금을 포함한 수익금을 지급하고, 투자한 원금은 반드시 보장해준다"고 속여 피해자들에게 조합 가입을 꼬드겼다.

이렇게 얻은 투자금은 A씨의 개인 채무 변제나 생활비 등으로 쓰였다. 또 기존에 수익금을 약속한 조합원에게 지급하는 등 속칭 '돌려막기'에 사용됐다.

A씨는 또 2020년 8월 한 피해자에게 "투자금 100억원을 받기로 했는데 공증비 3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속여 3000만원을 추가로 뜯어낸 혐의도 받는다.

하지만 A씨는 투자금 100억원을 받기로 한 약속이 없었고, 버섯자동화기계 공장을 완공하지 못하는 등 법인과 조합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수익금도 거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동종 사기 범행으로 2012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2016년에는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유사수신 범행은 건전한 경제 질서를 왜곡하고 일반인의 근로의식을 저해하는 데다가 단기간에 다수의 피해자들을 양산하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크며 피고인 A·B·C씨는 실제로는 수익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임을 잘 알고도 66명의 피해자들을 기망했다"면서 "다만 피해금액 중 6억여원은 피해자들에게 배당금 명목으로 지급돼 남은 피해액은 5억여원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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