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공탁금 빼돌려 주식 투자한 변호사…무죄→유죄, 왜?

2심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된 횡령 혐의로 유죄
1심 사기 혐의는 2심도 무죄…벌금 1500만원 선고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의뢰인의 공탁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빼돌려 주식 투자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가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3-3부(이유진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65)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9월 자신이 맡은 형사사건 피고인 가족으로부터 공탁금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2000만원을 받아 주식 매수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돈을 주식거래에 사용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A씨가 형사공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 점 등을 보면 돈을 공탁금으로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해자를 기망해 돈을 받았다고 단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A씨가 돈을 받은 때로부터 2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공탁금 절차를 밟고, 공탁금을 용도 외로 사용하면서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은 점 등을 보면 피해자를 기망해 돈을 편취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사실오인의 위법을 들어 항소했다.

이와 함께 항소심에서 사기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주된 범죄사실)로, 횡령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으나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탁금으로 용도가 특정된 돈을 피해자 동의 없이 임의로 사용한 행위는 횡령에 해당하고, A씨의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된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점,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해금액 상당액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jz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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