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경선 D-1] 바이든 경쟁자는 '휴전'?…각종 캠페인 눈길

김현 특파원 2024. 1. 2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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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지지자들, 득표율 위해 '바이든' 기명투표 캠페인
진보진영, 민주 및 무소속 등록유권자 상대로 '휴전' 기명투표 촉구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설 각당의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뉴햄프셔주의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맨체스터의 한 도로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름으로 기명투표하자는 팻말이 꽂혀 있다. 민주당의 첫 경선지 변경에 반발해 뉴햄프셔주가 프라이머리를 강행하기로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규정을 따르겠다며 후보등록을 하지 않아 투표용지에 이름이 빠져 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이 기명투표 운동을 하고 있다. 2024.01.22,

(내슈아·맨체스터<뉴햄프셔>=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뉴햄프셔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적극적인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상대를 만났다"

오는 11월 각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첫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뉴스1이 방문한 뉴햄프셔 맨체스터엔 각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이름이 적힌 팻말들이 도로 곳곳에 꽂혀 있었다.

이중 2개의 팻말이 눈에 띄었다. 하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름과 함께 '기명(Write-in)' 투표를 호소하는 팻말이었다.

민주당은 그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뉴햄프셔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개최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인구의 90%가 백인인 이들 2개 주는 인종 등 미국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첫 경선지를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변경했다.

민주당의 결정을 수용한 아이오와주와 달리 뉴햄프셔주는 주법 등을 앞세워 민주당의 결정을 무시하고 23일 공화당과 함께 프라이머리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이번 민주당 프라이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치열한 맞대결로 주목받고 있는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밀린 것은 물론 '비공식 경선'으로 전락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며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후보등록 자체를 하지 않아 투표용지에 이름 자체가 빠져 있는 상태다. 또한 지난해 4월 재선 도전을 선언한 이후 뉴햄프셔에서 일체의 선거운동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뉴햄프셔 득표율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하자, 그의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적는 '기명투표'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뉴햄프셔주가 투표용지에 이름이 없더라도 기명투표를 할 경우에도 유효 투표로 집계를 하기 때문이다.

도나 수시 뉴햄프셔주 주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기명투표 캠페인' 행사에서 "그 날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승리는 승리"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대두분의 표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햄프셔의 민주당 지지층도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결정에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기명투표'에 대해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내슈아의 한 리셉션장에서 만난 70대의 민주당원 돈 라일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왜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면서도 "기명투표는 허용해야 하고,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원인 브라이언 놀란도 경선지 변경에 대해 "뉴햄프셔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정말 복잡한 문제다. 민주당을 이해한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기명)투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진보성향 단체가 오는 2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정정파 하마스간 휴전을 촉구하기 위해 투표용지에 '휴전'을 적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뉴햄프셔 맨체스터의 한 도로에 꽂혀 있는 팻말. 2024.01.22.

눈길을 끈 다른 하나는 '휴전(Ceasefire)'을 기명투표로 하자는 팻말이었다. 이는 민주당내 진보그룹과 친(親)팔레스타인 성향 인사들이 이끄는 캠페인이다.

이번 프라이머리에 참여하는 전체 등록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것이지만, 주요 대상은 민주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하는 민주당 및 무소속 등록유권자다.

이들은 최근 내슈아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며 '휴전 기명투표'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 당시 일부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호응했다고 뉴햄프셔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 캠페인을 이끄는 단체는 뉴햄프셔내 1500여개의 팻말을 배치했다고 한다. 뉴스1이 맨체스터의 한 거리에 팻말을 발견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사이 해당 단체 관계자로 오해한 듯 한 차량 운전자는 경적과 함께 '낫 트럼프(Not Trump)'를 외치며 지나가기도 했다.

미 언론들도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휴전 기명투표' 캠페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휴전 기명투표' 캠페인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불만의 또 다른 징후"라고 지적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이 벌이는 '바이든' 기명투표와 진보진영에서 진행하는 '휴전' 기명투표간 득표 결과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이 비공식 경선에서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휴전' 후보의 득표 결과가 "상징적인 중요성"을 갖는다는 점에서다. CNN은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이스라엘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지에 반대 의사를 표하기 위해 프라이머리를 활용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매체 세마포르(Semafor)는 '휴전 기명투표'가 이번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자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해당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앤드루 볼린스키 변호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선전하길 바란다"며 "제 우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절멸하려는 것과 그같은 잘못되고 괴물같은 노력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라고 말했다.

뉴햄프셔 주정부는 '휴전'이라는 기명투표에 대해서도 집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프라이머리엔 딘 필립스 연방 하원의원과 작가 매리언 윌리엄슨 등 21명의 후보가 등록한 상태다. 이와 관련, 윌리엄슨은 자신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을 주장하고 있다며 '휴전' 기명투표가 아닌 자신에게 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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