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던 17승 에이스까지 가세…역대급 선발 서바이벌, 국민타자의 면접 기준 “버텨라”
[OSEN=이후광 기자] 2024시즌 두산 베어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남은 자리는 단 두 곳. 방황하던 ‘17승 에이스’ 이영하까지 선발 복귀를 선언하며 역대급 서바이벌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승엽 감독은 면접 기준으로 “버틸 수 있는 투수”를 언급했다.
아직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까지 일주일이 남았지만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일단 3선발까지 윤곽이 잡힌 상태다. 총액 150만 달러(약 20억 원)에 재계약한 라울 알칸타라, 113만 달러(약 15억 원)에 동행을 연장한 브랜든 와델이 원투펀치를 담당하고, 지난해 12승 평균자책점 2.90으로 토종 에이스 타이틀을 얻은 곽빈이 3선발을 책임질 전망이다. 곽빈은 최근 “아직 내 자리가 없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승엽 감독은 일찌감치 곽빈을 3선발로 낙점했다.
스프링캠프 최대 관전 포인트는 나머지 두 자리의 향방이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마운드 리빌딩을 단행한 덕분에 젊고 잠재력이 넘치는 투수들이 많아졌고, 이들이 호주 시드니(1차), 일본 미야자키(2차) 스프링캠프에서 역대급 서바이벌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일단 지난해 성적 기준으로는 좌완 최승용, 사이드암 최원준, 우완 김동주가 경쟁의 선봉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선동열 전 감독의 극찬을 받았던 최승용은 프로 3년차인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4경기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을 남겼다. 이후 2023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 뽑히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도쿄돔에서 강심장을 발휘했다. 최승용은 최근 투구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동료 이병헌과 함께 일본 돗토리 월드윙 트레이닝센터에서 2주 간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다.
최원준은 세 선수 가운데 가장 경험이 풍부한 자원이다. 2017년 두산 1차 지명 이후 2020년 10승, 2021년 12승, 2022년 8승을 차례로 거두며 곽빈 이전에 토종 에이스를 담당했다. 지난해 불운과 부진이 겹쳐 26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고개를 숙였지만 오프시즌 조웅천 투수코치와 함께 1대1 맨투맨 훈련을 실시하며 재기를 다짐했다.
2021년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동주 또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지난해 5선발을 맡아 18경기 3승 6패 평균자책점 4.14의 가능성을 남겼고, 올해 기량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지난 20일 양의지, 정수빈, 양석환 등 대선배들과 함께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출국했다.
여기에 선발 서바이벌을 더욱 혼돈으로 빠트릴 경쟁자 한 명이 추가됐다. 2016년 두산 1차 지명에 이어 2019년 17승으로 한때 에이스를 담당했던 이영하다. 이영하는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최근 4년간의 방황을 끝내고 2024시즌 선발 경쟁을 전격 선언했다. 이를 위해 최근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미니캠프로 향해 몸을 만들었고, 김동주와 마찬가지로 스프링캠프 선발대에 편성돼 20일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서바이벌 참가자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박신지, 김민규, 이원재, 김유성 등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투수들 역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이승엽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이승엽 감독의 면접 기준은 딱 하나다. 지난해 첫 지도자 경험을 통해 144경기를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이 좋은 투수가 선발로서 경쟁력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 감독은 “알칸타라, 브랜든, 곽빈, 김동주, 최승용, 최원준 등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1년을 보내야 한다. 곽빈의 경우 지난해 허리 문제가 있었다”라며 “성적도 성적이지만 풀타임 선발을 맡아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캠프에서 선수들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할 것이다. 승부처에서 버틸 수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겠다”라고 기준을 밝혔다.
탄탄한 선발진 구축을 위해서는 투수뿐만 아니라 타자도 역할을 해야 한다. 2023년 두산은 타선 침묵으로 선발투수가 고전한 경기가 제법 많았다. 이 감독은 “지난해 타선이 투수진에 힘을 보태지 못해 힘들었다”라며 “화끈한 야구를 하려면 타선의 힘이 필요하다. 캠프에서 지난해 좋지 않았던 팀 타격 지표를 올리는 게 과제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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