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권, PF 손실 인식 회피해 배당·성과급 사용 시 책임 묻겠다”

금감원장, 임원회의서 PF 부실 신속 정리 강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서민·소상공인 신용회복지원을 위한 금융권 협약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단기 성과에 치중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라고 23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최근 저축은행 등의 PF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실우려 사업장이 확대되는 등 부동산PF 부실 정리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라며 “금융회사는 여력이 있는 범위 내에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1.19%에서 작년 9월 말 2.42%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경우 2.05%에서 5.56%로 연체율이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 원장은 “정상적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업장마저 만기 연장을 하는 등 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부실PF 사업장의 정리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금융 분야의 생산적 자금배분이 저해됨은 물론이고 실물경제의 선순환도 제한되므로, PF 부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본PF 전환이 장기간 안되는 브릿지론 등 사업성 없는 PF사업장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작년 말 결산 시 예상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정리해야 한다”라며 “공사지연이 지속되거나 분양률이 현격히 낮은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과거 최악의 상황에서의 경험손실률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원장은 “경·공매 등 손실보전 과정에서 가격 추가하락 가능성을 감안해 담보가치를 엄정하게 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2023년 말 결산이 끝나는 대로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 실태 등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앞으로 PF 사업장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통해 우리 금융시스템이 건전하고 생산적으로 작동해 나가도록 철저히 감독해 나가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