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사정 대화 참여는 '덫'…총선으로 尹 심판"(종합)

강지은 기자 2024. 1. 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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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이후 첫 신년 기자간담회…사업계획 등 발표
양경수 "민생 뒷전 尹정권 심판…총선서 분출될것"
"총선 이후 박근혜 퇴진 투쟁 같은 민중 항쟁 확신"
경사노위 불참 입장 재확인…한국노총은 계속 연대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1.2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2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복귀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에 대해 "민주노총은 참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외쳐온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과 관련해서는 "정권 심판의 여론은 총선을 통해 분출될 것"이라며 "정권의 민낯을 폭로하고 더욱 광범위한 퇴진 여론을 만들어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끌어내리겠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재선 이후 첫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2024년 민주노총 사업 계획과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양 위원장은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는 밝지 않은 현실"이라며 "심각한 불평등에 더해 다중 위기까지 겹쳐진 상황에서도 윤석열 정권과 정치권은 이전투구에만 매몰돼 민생은 뒷전"이라고 했다.

그는 "이에 민주노총은 올해 사업과 투쟁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고자 한다"며 "모든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권을 위한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최저임금은 이미 최저의 임금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의 임금 기준선이 됐다"며 "노동자들의 임금 투쟁을 적극화 해 실질임금이 하락한 노동자들의 생존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아가 하청 노동자들의 원청 직접교섭 투쟁을 통해 이른바 '노란봉투법'인 노조법 2·3조 개정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재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특히 "모든 노동자들의 투쟁, 모든 국민을 위한 투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의 주장이 옳다는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며 지난해에 이어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정책에 맞서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 서민의 분노는 이미 여론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고 있다"면서 "총선 이후 박근혜 퇴진 투쟁과 같은 전민중적 항쟁이 형성될 것이라 확신하며 이를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총선을 윤석열 정권 심판 및 퇴진의 장으로 만들고, 기득권 보수 양당 체제를 넘어서는 노동자 정치 세력화 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 5일 정기 대의원 대회를 열어 올해 투쟁 계획을 확정하고, 같은 달 24일 윤석열 정권 심판 및 총선 승리를 위한 결의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선 요구안도 발표하는 등 4월까지 총선 투쟁에 집중한다.

양 위원장은 총선 이후 정권 퇴진 계획과 관련해서는 "총선 이후 퇴진 운동을 확장하자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 가지고 있는 지지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정권의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는 계기를 총선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1.23. myjs@newsis.com


양 위원장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주도로 다음 달 개최 예정인 노사정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불참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민주노총은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대한 불신으로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현재까지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노총만 유일하게 노동계를 대표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노총이 지난해 6월 대화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가 그 해 11월 전격 복귀하면서 근로시간·계속고용 등 노사정 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위원장은 그러나 "사회적 대화가 경사노위 참여로 모든 것이 수렴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또 이미 다양한 정부위원회에서 민주노총이 배제되고 있는데, 경사노위에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결과가 이미 나와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사회적 대화가 되기 위해서는 노정 간 신뢰관계 형성이 우선 돼야 한다"며 "그렇지 못한 조건에서 노사정 테이블에 민주노총이 들어가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짜놓은 덫에 걸리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단결과 공조를 이어가기로 한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 투쟁 본부를 해체한 데 대해서는 "앞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말했듯이 '경로는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는 생각으로 함께 연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노총은 정부나 국회와 관계 형성을 통해 자신의 입지나 역할을 해왔다면 민주노총은 광장에서의 투쟁,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투쟁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며 "한국노총의 태도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끝으로 "올해 투쟁 계획의 경우 아직 기승전결로 완결돼 있는 계획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총선 이후의 상황은 총선 결과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민주노총 투쟁도 수정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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