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韓은행 “올해 최대 리스크는 부동산… 우량기업 선별해 대출”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4. 1. 23. 12: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상업은행들이 올해 중국 금융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부동산 회사발 리스크를 꼽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과 중국 내 영업 부진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돈을 못 갚을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예·적금 등 수신 감소로 인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한정적인 만큼, 모기업 또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우량기업 위주로 신규 대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3일 한국은행 북경사무소가 발표한 ‘북경 주재 한국계 상업은행의 여신·자금 운용 서베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한국계 상업은행이 예상하는 중국의 금융경제 주요 리스크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 지연과 부동산 회사발 금융리스크 확산 가능성 ▲미·중 갈등 ▲지방정부 부채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우리·신한·하나·국민·기업·농협·산업은행 등 베이징에 진출한 7개 은행이 참여했다.

한국계 상업은행은 올해 중국 우량 국영기업을 선별해 신규 대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상업은행들의 (예·적금 등) 수신이 부족해 대출을 내줄 수 있는 자금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신 부문의 경우, 기존 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규 상품 출시를 통해 자금을 적극 유치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과 중국 국영·민영기업들의 신용 리스크 지수 추이./한국은행 북경사무소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대출을 내줄 때 선별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신용 리스크가 확대된다는 것은 대출 원금과 이자를 제때 못 갚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먼저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신용 리스크 지수는 1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12)보다 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중국 내 시장경쟁력이 지속해서 약화하고 있고,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중국 국영기업 신용 리스크 지수는 전 분기(6)보다 6포인트 높아진 14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가 정례적으로 실시된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 지연, 지방 정부 부채 등으로 인해 이들 기업의 신용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민영기업의 신용 리스크 역시 전 분기 2에서 이번 분기 5로 증가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 수출 감소가 원인이었다. 다만 일부 은행은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부문 등에서 민간 부문의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이들 부문의 신용 리스크는 다소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기업들에 대한 대출 태도 역시 부문별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먼저 은행들의 한국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전 분기 -4에서 이번 분기 4로 상승했다. 지수가 플러스이면 대출을 늘린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1분기 중 한국기업에 대한 한국계 상업은행의 대출태도는 한국 모기업의 지급보증 확대, 거래 기업의 연초 자금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해 다소 완화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전 분기와 동일한 4를 유지했다. 경기 부양 과정에서 국영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지원 업종을 중심으로 대출을 다소 완화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한국계 상업은행들의 계획이다.

중국 민영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2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의 지원이 있겠지만, 부동산 부문 둔화 등 전반적인 경기 사정을 감안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일부 은행은 상장된 민영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시, 대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외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전 분기와 같은 0을 유지했다.

기업들의 대출수요지수는 한국기업이 전 분기 8에서 이번 분기 1로 대폭 하락했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저금리 여유자금 확보 등의 수요가 있다고 보는 의견이 있는 반면, 중국 매출 부진으로 투자가 축소되면서 대출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공존하면서다. 중국 국영기업과 민영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각각 전 분기 2, 5에서 이번 분기 8, 5로 상승했다. 모두 저금리 여유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