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지구촌, 북극 데이터마저 '꽁꽁'…기후 예측 더 어려워졌다

김희정 기자 2024. 1. 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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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얼어붙었다.

이런 가운데 기후 전문가들은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북극 관측소의 과학 데이터가 빠지면서 전 세계 기후변화를 추적하고 예측하는 데 구멍이 생겼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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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이후 러 북극데이터 공유 안돼 기후 사각지대 발생,
기후변화 정보 격차 악화…북극, 온난화 2~4배 더 빨라
기후 지표도 기상 데이터처럼 국제 모니터링 체계 시급
덴마크의 북극 그린란드. 지난해 8월 16일에 촬영된 이 사진은 그린란드 동부의 스코어비 사운드 피오르드를 따라 약 수백 미터 길이의 빙산이 표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AFPBBNews=뉴스1

지구촌이 얼어붙었다. 북극 한파와 겨울 폭풍으로 유럽과 미국 등 북반구에서 무더기 정전, 항공편 결항이 속출한다. 한국도 23일 체감 온도가 영하 2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며 한파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기후 전문가들은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북극 관측소의 과학 데이터가 빠지면서 전 세계 기후변화를 추적하고 예측하는 데 구멍이 생겼다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정보 격차가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우르후스대학의 에프렌 로페즈-블랑코 교수 연구진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지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러시아가 북극 전체 육지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데이터 공유를 중단하면서 엄청난 정보 편향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서울 최저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진 북극 한파가 몰아친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걸어가고 있다. 2024.1.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후 변화 모니터링은 광활하고 다양한 지역에 퍼져있는 관측소의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는데, 2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오랜 협력 모델인 '북국이사회포럼'이 러시아와 서방으로 갈라지면서 기후변화 예측도 어려워진 것이다. 연구진은 60개 지점에 대한 연구로 기후를 연구하는데 러시아는 이 중 17곳을 차지한다. 북극은 지구상 다른 지역보다 2~4배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고 빙하, 숲, 탄소가 풍부한 동토의 변화가 극심한데, 러시아가 빠지면서 시베리아 타이가 숲 등 상당한 동토층을 연구하지 못하게 됐다.

[키이우=AP/뉴시스] 지난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화재가 발생해 화염과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러시아가 발사한 35대의 공격용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2024.01.02.

로페즈-블랑코 교수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한대림을 방치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바이오매스, 토양 유기 탄소를 과소평가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영구동토층 해빙, 생물 다양성의 변화, 심지어 온실가스 배출 같은 중요한 과정에 잠재적으로 전지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모니터링 단체인 CALM을 통해 영구동토층을 연구하는 조지워싱턴대학의 드미트리 스트렐레츠키 연구원은 네트워크에 등록된 80여개의 러시아 사이트 중 55개 정도가 매년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공유하나 지금까지 지난해 데이터를 제공한 사이트는 37개에 그친다고 밝혔다.

주요 기후지표를 기상 데이터처럼 취급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유엔(UN)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트렐레츠키 연구원은 "기후데이터는 수집은 하지만 공유되지 않아 글로벌 정보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웃집에 지붕이 새는 방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집 전체가 물에 잠기고 나서야 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옷을 입고 출근하고 있다. 2024.01.23.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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