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계·기업에 대출 문 여는 은행…비은행은 ‘꽁꽁’[머니뭐니]

2024. 1. 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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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이용 확대 영향…가계 전세자금대출 수요↑
저축은행·상호금융 부동산 기업대출 ‘경고등’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올해 1분기 은행권은 대출 문턱을 낮추지만,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중저신용자 급전 창구인 비은행권은 대출 문을 걸어 잠글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선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대환대출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비은행권은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2023년 4/4분기 동향 및 2024년 1/4분기 전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5로 지난해 4분기 -6보다 완화됐다.

총 204개 금융사의 여신 업무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는 금융기관 대출태도, 신용위험,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양(+)이면 ‘대출태도 완화’ 또는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또는 ‘감소’보다 많다는 의미다.

차주별로 살펴보면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는 지난해 4분기 -14에서 올해 1분기 3으로 대폭 개선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도 같은 기간 각각 -6에서 8로, 0에서 6으로 완화됐다. 가계일반에 대한 태출태도는 0에서 3으로 보합 수준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 대출태도의 경우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완화 태도를 보일 전망”이라며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시행 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확대 등의 영향으로 소폭 완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제공]

올해 1분기 중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31로 지난해 3분기, 4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기업의 신용위험은 건설업과 숙박음식업 및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28) 중심의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다.

가계 신용위험(28)은 전분기 대비 3포인트 줄었지만,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은행의 올해 1분기 기업 대출수요는 14로 전분기(4) 대비 10포인트 커졌다. 대기업(3)은 보합세를 보인 반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8에서 25로 크게 확대됐다. 한은은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 회사채 시장 양극화 우려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 주택대출(8)의 경우 분양·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세자금대출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가계일반(0)은 경기회복 지연과 높은 금리 수준 등 영향으로 중립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반면 비은행권에선 생명보험회사를 제외한 상호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 신용카드회사 모두가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상호저축은행(-25) 및 상호금융조합(-29)은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연체율이 지속됨에 따라 여신건전성관리 차원에서 대출태도 강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카드회사(-6) 또한 부정적인 대출태도를 유지했다.

다만 생명보험회사(2)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여신건전성을 바탕으로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대출태도를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중 비은행기관의 차주 신용위험은 상호저축은행(41), 상호금융조합(44), 신용카드회사(13), 생명보험회사(23)에서 모두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저신용·저소득층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및 부동산 관련 대출의 신용위험이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다.

그럼에도 대출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상호저축은행(7), 상호금융조합(2), 신용카드회사(6), 생명보험회사(10)가 모두 양(+)을 기록했다. 한은은 “비은행권은 가계 생활자금 및 기업 운전자금 중심의 대출 수요 소폭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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