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 잊으려 수십알… 1020에 번지는 ‘약물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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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한 SNS에 '약물 과다 복용 먹방(?)ㅋㅋ'이라는 장난스러운 제목의 동영상(사진) 한 개가 올라왔다.
'#약물 #자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온 해당 영상은 한 10대 여성이 타이레놀을 포함한 알약 수십 개를 1분 안에 물과 함께 삼키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10·20대 청년층 사이에서 약물 과다 복용을 통한 '약물 자해'가 자해의 한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어 경각심과 함께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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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과다 응급실行 1020 환자
2022년 2770명,10년새 139%↑
74.5%가 자해 등 의도적 복용
“건강 큰 피해…콘텐츠 차단해야”
지난 14일 한 SNS에 ‘약물 과다 복용 먹방(?)ㅋㅋ’이라는 장난스러운 제목의 동영상(사진) 한 개가 올라왔다. ‘#약물 #자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온 해당 영상은 한 10대 여성이 타이레놀을 포함한 알약 수십 개를 1분 안에 물과 함께 삼키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영상은 일부 네티즌들의 신고로 현재는 사라진 상황이지만 이 과정에서 7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10·20대 청년층 사이에서 약물 과다 복용을 통한 ‘약물 자해’가 자해의 한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어 경각심과 함께 우려를 낳고 있다. 약물 자해는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각종 약을 한꺼번에 다량 복용하거나 약국에서 감기약, 수면유도제 등을 구매해 과다 복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약과 술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정 SNS에 #약물, #약물자해 등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알약을 손바닥 위에 올린 사진이나 ‘약물 자해를 하겠다’는 예고 글, 자해 후기 글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알약을 찍은 사진이다 보니 신고가 누적되기 전까지는 삭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포털 사이트의 질의응답 코너나 블로그 등에도 약물 자해 관련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네티즌이 올린 “약물 자해 하려고 하는데 감기약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는 “정량대로 먹으면 자해가 아니니 그냥 많이 먹으면 된다”는 답변이 달리기도 했다. 대학생이라는 한 블로거는 약물 자해 후 응급실에 방문한 후기 글을 쓰며 “응급실에 있는 동안 아무 걱정을 하지 않아 좋았다”며 “솔직히 추천하는 자해의 방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자해와 극단 선택을 목적으로 약물을 과다 복용해 응급실을 방문하는 10∼20대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2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마약 성분이 담긴 치료 약물이나 독성 물질 등에 중독돼 응급실을 방문한 10∼20대는 2012년 1158명에서 2022년 2770명으로 139% 증가했다. 이 중 74.5%는 자해·자살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중독 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입원율은 17.9%에서 28%로, 사망률은 2.19%에서 9.4%로 각각 높아지기도 했다.
김동욱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은 “자해는 기존의 정신적 고통을 다른 고통으로 치환시키기 위한 행위”라며 “약물 자해의 경우 자해로 인한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약의 과다 복용이 주는 환각 등을 위해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김 회장은 “약물의 오·남용은 간·신장 등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이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타인의 자해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관련 콘텐츠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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