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조작 의혹’… 하버드 의대교수 논문 무더기 철회

실험 사진서 포토샵 복사 흔적
총장 논문표절 논란 이어 ‘망신’

미국 최고 명문인 하버드대 의대 교수들의 논문이 실험 데이터 조작 의혹으로 무더기 철회된다. 최근 클로딘 게이 전 총장이 논문 표절 의혹으로 사퇴한 데 이어 교수들마저 논문 논란에 휩싸이면서, 하버드대의 세계적 명성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하버드 의대의 암 연구 분야 고위 연구자 4명이 발표한 논문 6편에 대한 철회 요청과 논문 31편에 대한 수정 요청이 학술지에 접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실험 데이터 조작 의혹이 제기된 논문을 작성한 교수들은 로리 글림처 교수와 윌리엄 한 교수로, 이들은 하버드 의대 제휴 기관인 데이나 파버 암연구소에서 각각 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을 정도로 암 연구의 최고 권위자들이다.

임상연구 책임자인 아이린 거브리얼 교수와 다발성골수종 연구책임자인 케니스 앤더슨 교수의 논문도 실험 데이터 조작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달 초 분자생물학자 숄도 데이비드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하버드 의대 교수들의 논문에 게재된 실험 사진에서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 복사 흔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각 별도의 샘플을 찍은 사진에서 픽셀 단위까지 같은 부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WSJ는 “전문가들은 논문 심사에서 조작이나 오류를 잘 포착하지 못한다”며 “일부 과학자는 스스로 심사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