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토지분양 연체대금 1조5000억원 돌파… ‘공급부족 부메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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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 건설사에 분양한 공동주택 용지 분양대금의 연체금액이 1조5000억 원을 돌파했다.
23일 LH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공동주택 용지 분양대금 연체 규모는 45개 필지에서 1조5190억 원에 달했다.
LH가 공급하는 공동주택 용지는 부동산 호황기 때 건설사들에 분양과 동시에 최소 수백억 원의 차익을 남기는 '로또'로 인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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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규모, 반년만에 5000억 ↑
경기악화·고금리·PF부실 탓에
자금조달 어려워 신규사업 스톱
LH, 미매각 토지도 1.9조 달해
부채 증가·공급 부족 심화 우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 건설사에 분양한 공동주택 용지 분양대금의 연체금액이 1조5000억 원을 돌파했다. 팔리지 않은 미매각 토지도 32개 필지에 달해, 수년 내에 주요 지역의 공동주택 공급 부족 심화와 함께 LH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3일 LH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공동주택 용지 분양대금 연체 규모는 45개 필지에서 1조519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7월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반년 만에 50% 이상 급증한 셈이다. 2022년 말 연체금액은 8302억 원에 불과했다. LH로부터 공동주택 용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이 분양 대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데는 악화한 부동산 경기가 자리한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규 토지를 확보할 자금 조달이 어려운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LH 연체이자가 연 8.5% 수준인데 PF 브리지론 이자는 연 12%를 넘어가고, 본 PF 전환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업계가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태에서 높은 PF 이자를 내고 무리해서 자금조달을 하느니 차라리 LH 택지대금을 연체하는 편이 낫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LH가 공급하는 공동주택 용지는 부동산 호황기 때 건설사들에 분양과 동시에 최소 수백억 원의 차익을 남기는 ‘로또’로 인식됐다. 건설사들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십 개의 자회사와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하는 ‘벌떼 입찰’ 관행까지 굳어졌다. 하지만 2022년부터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중도금과 잔금을 내지 못해 공동주택 용지를 포기하는 상황으로 반전된 것이다.
팔리지 않는 LH 공동주택 용지들도 상당하다. 인천 영종도와 계양구, 평택 소사벌, 화성 동탄시 등은 수도권 알짜 지역임에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32개 미매각 용지의 금액 규모는 1조9000억 원에 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성 악화로 알짜 재정비 사업과 민간도시개발사업들마저 중단되고 있는 상황에서 LH 공동주택사업지에서마저 공급이 안 된다면 3∼5년 뒤 주택 공급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LH의 부채 규모 급증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정부는 지난해 LH를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고 부채 비율을 200%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초 PF 부실 등 유동성 위기를 겪는 건설사의 사업부지 매입을 요구한 것은 물론, 3기 신도시 주택 조기 착공, 공공 투자 조기 집행 등 건설업계 구원투수로서의 역할까지 주문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적 기능 강화와 부채 비율 관리는 양립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딜레마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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