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전쟁에 끼인 韓…트럼프 재선시 불확실성 증폭"

김지연 2024. 1. 23. 11: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이 자국 핵심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려고 드라이브를 걸면서 반도체 부문에 경제성장 동력을 크게 의존하는 한국이 특히 취약한 상태에 놓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제조국으로서 한국의 핵심 역할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주로 제공하는 기술과 재료, 전문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반도체 부문의 선두 자리를 지키려면 중국이 아닌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韓 반도체 취약 상황 조명…"규제 유예 보장 안돼"
전문가들 "韓기업 어려운 결정 내려야…상황 악화될 수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러스트레이션]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이 자국 핵심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려고 드라이브를 걸면서 반도체 부문에 경제성장 동력을 크게 의존하는 한국이 특히 취약한 상태에 놓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 진단했다.

이 매체는 SK하이닉스가 인텔에서 인수한 중국 다롄 공장이 처한 불확실한 상황을 대표적인 사례로 상세히 조명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인수 계약 체결 이후 1차 작업으로 다롄 낸드플래시 공장 자산을 넘겨받았으나 2025년에야 2차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 상무부는 2022년 10월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인공지능 칩 등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워싱턴DC 소재 한미경제연구소(KEI)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한국은 미국, 중국과의 관계에 균형을 맞추는 섬세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며 "한국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의 선두에 있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기도 하지만 한국 기업들에는 취약점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와 함께 미국 정부로부터 사전 승인된 기업에 지정된 품목 수출을 허용하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방식으로 규제 유예를 받았다.

[그래픽] 국내기업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도를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국내 반도체 업계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이같은 유예 조치는 지난해 4월 한미, 같은해 8월 한미일 정상회담 등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더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 주요 기업들의 공급망 유지 필요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짚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이런 유예 조치가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으며,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백악관에 복귀한다면 더욱 그렇다고 관측했다.

공화당의 선두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나섰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주요 동맹국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와카스기 마사히로는 "SK하이닉스 다롄 공장은 미국 규제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처한 어려운 입장을 보여준다"며 "미국의 최근 양보에도 미 대선과 이후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SK하이닉스가 다롄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여전히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BI 분석에 따르면 핵심 반도체 제조 10단계 중 식각, 플라스마 증착 등 절반은 미국이 주도적 위치에 있으며 웨이퍼 세정, 리소그래피(석판인쇄) 등 나머지는 일본과 네덜란드가 장악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제조국으로서 한국의 핵심 역할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주로 제공하는 기술과 재료, 전문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반도체 부문의 선두 자리를 지키려면 중국이 아닌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뉴햄프셔 경선에 앞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상황은 간단하지 않다.

한국은 이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최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천연흑연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 등 미중 싸움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경험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통상 전문가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나오는 위험요인과 압박, 기회를 저울질하면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이런 유예 조치에도 많은 측면에서 나쁜 일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