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성수기 작년 11월 적발된 ‘짝퉁’만 14만점

中 광군제·美 블랙프라이데이
의류·문구류·액세서리 등 수입
발암물질 납·카드뮴 대량 검출

중국 광군제(光棍節)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쇼핑 이벤트가 집중된 지난해 11월 세관 당국이 적발한 지식재산권 침해물품인 ‘짝퉁’ 규모가 14만3000여 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루이비통 등 해외명품을 모방한 액세서리 등에는 발암물질인 납과 카드뮴 함량이 환경부가 정한 기준치를 수백 배나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12월 1일까지 4주간 국내로 수입된 물품에 대해 집중 단속한 결과, 짝퉁 14만2930점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품목별로는 의류(40%)·문구류(16%)·액세서리(14%)·열쇠고리(8%)·가방(5%)·완구·신발·지갑(이상 2%) 순으로 나타났다.

짝퉁 제조업자들은 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단순한 마감 처리뿐 아니라 제조과정에서 납과 카드뮴을 주성분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귀걸이와 가방 등 피부에 직접 닿는 액세서리를 대상으로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가 분석한 성분 결과에 따르면, 루이비통·디올·샤넬 등 짝퉁 귀걸이 24개 제품 중 20개(83%)에서 다량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이 중 15개는 카드뮴 함량이 전체 성분의 60%(기준치의 600배)가 넘었으며, 최대 92.95%(기준치의 930배)에 달하는 짝퉁도 있었다. 기준치의 153배가량 되는 납이 들어 있는 브로치도 적발됐다.

14만2930점 중에는 해외명품 외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제품도 다수 포함됐다. 카카오(열쇠고리)·삼성(이어폰) 등 우리나라 기업 9곳의 제품도 462점이나 압수됐다. 최근 한류열풍을 타고 국내 브랜드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 기업을 베끼는 업체와 관련 상품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집중단속은 대형 쇼핑 이벤트를 맞아 해외 직구 증가와 지재권 침해물품 반입 우려에 대비해 특송·우편·일반수입 등 수입통관 전 분야에서 실시됐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