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역균형개발[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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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한국인의 마음은 서울에 있다. 어떤 계급일지라도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단 몇 주라도 서울을 떠나 살기를 원치 않는다. 한국인들에게 서울은 오직 그 속에서만 살아갈 만한 삶의 가치가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출생 지역소멸 현상의 심각성이 점점 커지면서 이러한 서울 일극 체제는 급히, 또 반드시 해소해야 할 문제로 재정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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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한국인의 마음은 서울에 있다. 어떤 계급일지라도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단 몇 주라도 서울을 떠나 살기를 원치 않는다. 한국인들에게 서울은 오직 그 속에서만 살아갈 만한 삶의 가치가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영국의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가 1894년 조선을 직접 다녀간 뒤 쓴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서울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 아니 집착이 얼마나 인상적이었으면 130여 년 전 이 푸른 눈의 이방인은 이처럼 강렬하고 단정적인 어조로 이를 기술했을까. 다산 정약용이 유배 중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도 한국인의 서울 사랑은 바로 드러난다. 그는 편지에서 ‘설령 벼슬에서 물러난다 하더라도 한양 근처에서 살며 안목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 …분노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먼 시골로 가버린다면 어리석고 천한 백성으로 일생을 끝마칠 뿐이다’라고 썼다. 우리나라에서 서울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하나의 정신문화로 단단히 자리 잡았다. 멀게는 고려 시대 때 형성돼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단단히 뿌리를 내린 서울 중심의 정신문화는 물질성까지 획득해 서울 일극 체제로 굳어졌다. 하지만 저출생 지역소멸 현상의 심각성이 점점 커지면서 이러한 서울 일극 체제는 급히, 또 반드시 해소해야 할 문제로 재정의되고 있다. 사실 서울, 좀 더 나아가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모두 씨가 말라가는데 서울 일극 체제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하지만 1000년 넘게 켜켜이 쌓인 역사적 무게에 사교육과 부동산을 더해 불패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서울 일극 체제에 작은 흠집을 내는 것조차 너무 어려운 일이다.
방법은 하나다. 비수도권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수도권을 상대할 수 있는 지역 대도시권 육성이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하나를 선택, 대놓고 몰아줘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지역 혁신도시 다수 건설을 주 내용으로 한 노무현식 지역균형개발 실패에서 얻은 뼈아픈 교훈이다. ‘똘똘한’ 대도시권 하나만 생겨나도 서울 일극 체제는 다소 주춤할 수 있다. 그것만 해도 대성공이다. 총선용으로 의심받는 경기 김포발 서울 메가시티 논의 역시 수도권을 넘어 전국 대도시권 메가시티 형성까지 이어진다면 저출생 지역소멸 속에서 쇠락 기미가 뚜렷한 우리나라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해줄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도시 압축·연결·연합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역 중소도시와 배후 농어촌 지역을 정리한 뒤 이를 대도시권에 연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행정구역 개편이 병행되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인구 소멸 지역은 주변 지역과 합치고 시급한 경제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행정구역 통합을 통한 광역화와 집적이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력 해법”이라고 말했다. 인구나 재정 능력을 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 간 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행정구역을 통합해야 지역소멸 흐름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 행정구역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 간 격차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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