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차례 대마 흡연만 인정"…유아인, 짧아진 헤어스타일→30분 속행으로 끝난 2차 공판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달라진 헤어스타일로 2차 공판에 출석, 첫 번째 공판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 25-1부(박정길 박정제 지귀연 부장판사)는 유아인과 공범 최 씨의 대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2일 첫 공판 이후 약 한 달 만에 진행되는 2차 공판에서는 유아인이 그동안 길렀던 머리를 짧게 자르고 등장, 재판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검은색 롱코트에 무표정으로 법원을 찾은 유아인은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고수하다 "법정에서 밝히겠다"며 짧은 말을 던지고 변호인단과 함께 빠르게 법원으로 들어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날 유아인의 변호인은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 상습투약에 대해 "유명인으로서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삶을 살아오면서 오래 전부터 우울증, 공황장애, 수면장애 등을 앓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시술을 받으며 조금씩 수면마취제 투약 의존성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고 의존성이 있는 상황에서 투약이 이뤄진 점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약 마취제만 사용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시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사들의 전문적 판단 하에 처방을 받아 투약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가족 명의로 수면제를 구매한 과정 역시 사실로 인정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직접 처방받아 약사에게 구매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유튜버 헤어몬(본명 김우준)에게 대마를 권유한 혐의에 대해서도 "김우준에게 대마를 교부하거나 직접 권유한 적이 없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지인 A씨에게 문자를 삭제하라고 한 사실도 없고 증거도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절친 작가 최하늘과 대마 흡연에 "두 사람의 공동범행인 세차례 대마 흡연에 대해 잘못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했다.

법정에서는 증거 자료 기각에 관한 논의와 증인 신문 기일에 관한 조정도 이뤄졌다. 특히 변호인은 "피고인들(유아인, 최하늘)은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그렇지만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법리적인 부분만 다투고 있다. 객관적 자료는 모두 동의하지만, 수사 보고서는 포렌식 결과에 관한 의견과 판단이다"고 의의를 제기했다.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14개 의원에서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9635.7mL, 미다졸람 567mg, 케타민 11.5mL, 레미마졸람 200mg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스틸녹스정과 자낙스정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매수하거나, 자신의 아버지·누나 등 6명 명의로 44차례 약을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 역시 추가됐다.

여기에 지난 1월 지인 최씨 등 4명과 함께 떠난 미국 여행에서 코카인·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했고 또 유아인이 마약류 수사 과정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와 수사 이후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유아인은 지난 2월 마약 혐의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지인들과 수사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내용을 다 지워라"며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더해졌다.

유아인의 다음 공판은 오는 3월 5일로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