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명수’ 만드는 삼양의 특별한 플라스틱

2024. 1. 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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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가 물을 머금고 뿜어내듯 물속의 각종 미세 불순물을 제거하는 겁니다. 설탕 정제에 쓰이고 원자력 발전소에서도 사용해요. 특히 초순수(Ultrapure water)는 반도체 웨이퍼나 디스플레이 패널을 씻어내는 데 필수죠. 웬만한 산업에선 다 사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 18일 찾은 대전 유성구 화암동 삼양사 화학연구소에서는 이온교환수지 제품의 성능을 평가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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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 대전 화학연구소를 가다
국내 유일 이온교환수지 개발 기업
균일계수지 생산, 전 세계 4~5곳뿐
반도체·원전 등 다양한 기업에 공급
김민준 삼양사 화학연구소 이온수지테크센터장이 지난 18일 대전 삼양사 화학연구소 이온수지물성분석실에서 이온교환수지 성능 검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양사 제공]

“스펀지가 물을 머금고 뿜어내듯 물속의 각종 미세 불순물을 제거하는 겁니다. 설탕 정제에 쓰이고 원자력 발전소에서도 사용해요. 특히 초순수(Ultrapure water)는 반도체 웨이퍼나 디스플레이 패널을 씻어내는 데 필수죠. 웬만한 산업에선 다 사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 18일 찾은 대전 유성구 화암동 삼양사 화학연구소에서는 이온교환수지 제품의 성능을 평가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었다. 입자 크기와 분포가 균일한지, 이온교환 용량은 적정한지 열대여섯 가지 항목을 평가·분석해 제품력을 검증하고 있다.

이온교환수지는 말 그대로 이온을 교환할 수 있는 플라스틱이다. 고분자 모체에 이온교환기를 결합한 형태다. 주로 물을 정화하는 수처리나 특정 물질을 분리·정제하는 용도로 쓰이는데 우리 몸과 비교하면 신장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지름 0.3~1.0㎜ 내외의 작은 알갱이 플라스틱이지만 식품부터 의약, 발전소, 반도체, 촉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삼양사의 이온교환수지 제품 [삼양사 제공]

이날 물성분석실에서는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해 물속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긴 원통형 시험관에 갈색빛 양이온교환수지를 넣고 적정 속도로 물을 흘려보내니 처리수가 흘러나왔다. 물론 맨눈으로는 원수와 처리수 모두 투명해 차이를 알기 어렵지만 성능 평가 설비를 통해선 높은 비저항의 순수한 물로 바뀌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김민준 삼양사 화학연구소 이온수지테크센터장은 “이온교환수지 입자를 균일하게 만드는 게 핵심인데 전 세계에서 균일계수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양사를 포함해 4~5곳뿐”이라며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사에 필요한 맞춤형 제품을 개발·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사는 국내 유일의 이온교환수지 제조사다. 제품 200여종을 전 세계 50개국, 400개 기업에 판매한다. 최근에는 성장성과 수익성이 좋은 스페셜티 부문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스페셜티 부문의 매출 비중은 2021년 30%에서 2023년 40%로 늘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초순수용 이온교환수지가 대표적인 스페셜티 제품이다. 초순수는 일반수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이온 함유량이 0%에 가까운 극도로 순수한 물이다.

김 센터장은 “반도체 기업이나 원자력 발전소는 엄격한 품질 사양을 요구하는 데다 한 번 시스템을 구축하면 장기간 유지·운영하려는 경향이 강해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중국, 대만, 파키스탄에서 먼저 운영 실적을 쌓으며 검증받고 국내 기업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양사는 2012년 국내 디스플레이 생산기업에 이온교환수지를 전량 공급하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에도 납품하고 있다. 대전=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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