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PF 손실 인식 회피해 배당·성과급 사용시 엄중 책임"

"금융사 만기연장 때문에 PF 부실 사업장 정리 더뎌"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1.04.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의 무분별한 대출 만기연장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의 정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PF 손실을 회피해 남은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한 금융회사에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23일 임원회의를 열고 이같은 사항을 당부했다. 부동산PF의 질서 있는 연착륙 추진 방향과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이 원장은 "최근 저축은행 등의 PF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실 우려 사업장이 확대돼 부동산 PF 부실 정리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상적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업장마저 만기연장하는 등 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실PF 사업장의 정리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금융 분야의 생산적 자금배분이 저해된다"며 "아울러 실물경제의 선순환도 제한되므로 PF 부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해 이 원장은 PF부실 정리 추진 방향과 관련해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우선 이 원장은 "본 PF 전환이 장기간 안되는 브릿지론 등 사업성 없는 PF사업장은 원칙적으로 금융사가 지난해말 결산시 예상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정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공사지연이 지속되거나 분양률이 현격히 낮은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과거 최악의 상황에서의 경험손실률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공매 등 손실보전 과정에서 가격 추가하락 가능성을 고려해 담보가치를 엄정하게 산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금융사 PF 관리 실태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말 결산이 끝나는 대로 금융사의 충당금 적립 실태 등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며 "금융사는 여력이 있는 범위 내에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할 필요가 있으며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사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금감원은 앞으로 PF 사업장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통해 우리 금융시스템이 건전하고 생산적으로 작동해 나가도록 철저히 감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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