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렇게 많은데 내 집은 없다’…서울 주택보급률 13년만에 최저

[사진 = 연합뉴스]

서울지역 주택보급률이 93.7%로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비수도권에서도 하락 일로를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세를 주택 공급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분석을 내놨다.

23일 통계청의 신(新) 주택보급률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1%로 전년보다 0.1%포인트(p) 줄었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2010년(100.5%)부터 2019년(104.8%)까지 꾸준히 오르다가 2020년 103.6%로 꺾인 뒤 2022년까지 3년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주택보급률이란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누고 100을 곱해 산출한 값이다. 주택 재고가 거주 가구 수 대비 많은지 적은지를 판단하기 위한 지표다. 다만 주택 수의 기준이 한 가구가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한 공간을 쪼개 여러 개의 쪽방을 만들거나 반지하·지하주택도 주택 수에 포함한다. 정상 주택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곳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면 주택보급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목할 점은 2020년부터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보급률이 동시에 하락했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2020년 96.0%→2021년 94.9%→2021년 94.2%→2022년 93.7%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2022년 수치는 2009년(93.1%)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다.

2022년 말 기준 서울 가구 수는 409만8800가구인데, 주택 수는 383만9800호로 가구 수보다 주택 수가 25만9000호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98.6%), 인천(97.9%), 대전(97.2%) 등도 주택보급률이 100% 이하였다.

비수도권 주택보급률은 2019년 110.1%→2020년 108.9%→2021년 107.4%→2022년 107.5%로 감소했다. 전국에서 주택보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113.2%)이었다. 전남(112.4%), 충북(111.6%), 충남(110.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구 수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주택보급률이 하락했다”며 “더이상 집을 지을 땅이 없는데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 보니 늘어나는 가구 수를 주택이 맞추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