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탈락한 뒤…‘한국의 밤’ 다보스서 사라졌다 [World & Now]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4. 1. 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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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외국 지인들이 기자를 만날 때마다 한 질문이다.

지난해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부산엑스포 홍보를 위해 성대하게 한국의 밤을 열었는데, 올해는 아예 없어 아쉬웠다는 반응이었다.

다보스포럼 주최 측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다보스포럼은 일차적으로 수백 개 세션을 통해 글로벌 정치·경제 리더들과 석학들이 올해 주요 화두를 논의하고 도전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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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석학 모이는 다보스포럼
국가비전 전할 외교무대 역할
지난해 주목받은 ‘한국의 밤’
올해 엑스포 탈락뒤 개최안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말고
한국 세계에 알릴 기회 삼길
지난 15~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4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주 행사장인 콩그레스 센터 앞에 참가자들의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사진=윤원섭 특파원>
“올해는 왜 다보스에 ‘한국의 밤(Korea Night)’ 행사가 없나요?”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외국 지인들이 기자를 만날 때마다 한 질문이다.

지난해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부산엑스포 홍보를 위해 성대하게 한국의 밤을 열었는데, 올해는 아예 없어 아쉬웠다는 반응이었다. 다보스포럼 주최 측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기자도 아쉬웠다. 다보스포럼의 의미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다보스포럼은 일차적으로 수백 개 세션을 통해 글로벌 정치·경제 리더들과 석학들이 올해 주요 화두를 논의하고 도전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외곽에서 벌어지는 네트워킹을 통한 외교·홍보전이다.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행사장인 콩그레스센터 밖 메인 거리인 프롬나드에는 구글, 메타, IBM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국가들이 매년 홍보관을 설치해 각종 이벤트와 설명회를 연다.

예컨대 샘 올트먼 오프AI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간 대담도 콩그레스센터 외곽에서 소규모로 열린 비공개 행사였다(매일경제는 한국 언론 중 유일하게 이 행사에 참가했다). 나델라 CEO는 다보스에서 하루 20번 이상 미팅을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샷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국가 정상급 인사만 60여 명이 참가했다.

다보스에서 펼쳐지는 국가 외교도 기업 홍보만큼 뜨거웠다. 국가 외교의 공통점은 ‘지속성’이었다. 일회성 이벤트로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홍보관 2곳을 차리고 엑스포 유치전을 펼쳤던 사우디는 올해에도 똑같은 장소에서 엑스포 성공을 자신했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다고 홍보전을 그만두는 아마추어적인 외교는 하지 않는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었다. 사우디는 거대 도시혁명 ‘네옴시티’를 내세우며 국가 비전을 알리는 데 총력을 펼쳤다.

일본은 다보스에서 ‘일본의 밤(Japan Night)’을 일본 총리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매년 열었다. 올해도 900여 명의 글로벌 리더가 참가한 가운데 수준 높은 일본 전통 음식과 주류가 제공돼 참가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번 기회에 한국의 밤은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 무엇보다 주최 기관을 바로 세우고 장기 전략을 짜야 한다. 과거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외교부, 대한상공회의소에 이르기까지 주최 기관이 바뀌면서 행사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상실됐다. 대통령이 참가하든 말든, 엑스포 유치를 성공했든 말든 일관되고 지속적인 한국만의 메시지를 다보스라는 외교 무대에서 전해야 하겠다.

윤원섭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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